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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外風에 가장 취약했다…韓증시 시총, 주요국 중 낙폭 1위

  • 세계 6위에서 9위로 추락…5개월 새 1조4400억 달러 사라져

  • 대만 -13.6%·중국 -11.7%보다 두 배 이상 큰 감소율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해 5000선을 턱걸이하며 마감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411포인트602 내린 505969로 코스닥은 3414포인트503 내린 64427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해 5000선을 '턱걸이'하며 마감한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4.11포인트(6.02%) 내린 5059.69로, 코스닥은 34.14포인트(5.03%) 내린 644.27로 마감했다[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투자 둔화와 미국의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에 한국 증시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시가총액 감소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세계 6위까지 올라섰던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5개월 만에 28%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 시가총액 감소율은 각각 2%대와 0%대에 그쳤다.

8일 블룸버그 단말기 자료에 따르면 6월 1일 5조420억 달러였던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 5일 기준 약 3조6009억 달러로 감소했다. 약 1조4411억 달러, 비율로는 28.6% 줄어든 규모다. 한국의 세계 증시 시가총액 순위도 6위에서 9위로 세 계단 내려앉았다.

한국 시가총액 감소율은 세계 시총 상위 7개 시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같은 기간 대만은 5조1500억 달러에서 4조4495억 달러로 13.6% 감소했고, 중국은 15조900억 달러에서 13조3320억 달러로 11.7% 줄었다. 홍콩(-2.5%)과 미국(-2.1%), 일본(-0.5%)은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 반면 인도는 4조8430억 달러에서 5조3131억 달러로 9.7% 증가했다.

한국 증시 낙폭이 유독 컸던 배경에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6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나란히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당시 한국 증시는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영국과 캐나다, 인도 등을 잇달아 제쳤다.

상황은 AI 산업을 둘러싼 투자 심리를 계기로 반전됐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따른 투자 수익성 논란에 이어 미국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가능성까지 부각됐다.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매도 압력이 집중됐다.

증시 폭락과 투심 악화로 한국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점점 추락하고 있다.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를 보면 지난 6월 한국보다 뒤처졌던 인도가 이달 들어 다시 한국을 앞섰고, 영국과 캐나다도 한국을 제쳤다. 현재 영국 시가총액은 4조397억 달러(5일 기준)로 한국(3조6009억 달러)보다 4388억 달러 많다.

코스피는 전주에도 장중 5000선 아래로 밀리며 지난 6월 9000대에서 넉 달 만에 4000대까지 추락했다. 6월 고점 대비 시가총액만 3224조7920억원 이상 증발했다. 코스닥과 코넥스까지 포함한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도 약 7997조원에서 4602조원으로 불과 넉 달여 만에 3395조원 사라졌다.

투심 악화에 증시 대기자금도 빠르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4일 역대 최대인 139조6947억원에서 지난 4일 89조2273억원으로 36.13%(50조4674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