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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교육부 예산안 분석/하편] '미래대응' 이름 단 4.9조 기금…'현금 살포성 장학금·설익은 AI 사업' 퍼주기 논란

  • 0·1세 영아반 지원체계 혼선…국공립 어린이집 외면에 인센티브 중복 수혜 허점

  • 수요조사 없이 '이공계 30%' 일괄 적용한 AI 공동구독…해외 빅테크 종속 심화 우려

  • 소득 10구간도 등록금 0원…'지방국립대 장학금' 연 7500억 재정부담 속 사립대 위기 가속

  • 예타 면제 후 '적정성 검토' 건너뛴 1.7조 대형 신규사업…국회 현미경 예산 심사 불가피

  • 전병훈 전국대학교 기획처장협의회장 "사전 검토 부실한 신규 사업, 국회서 철저히 지출구조조정해야"

정부가 잠재성장률 반등과 지역 균형발전을 내걸고 2027년도 예산안을 대폭 확대 편성했다. 특히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확대를 기반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교육·청년·인재 양성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등 교육재정 전반의 판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 뒤편에선 섣부른 사업 개편과 자의적 예산 추계, 기존 사업과의 중복투자 우려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에 <아주경제>는 국회예산정책처(NABO)가 발간한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와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교육부가 편성한 2027년도 예산안의 구조적 쟁점과 신설 미래대응기금 주요 사업들의 실효성을 상·하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미래대응기금 교육·인재계정에 신규 편성된 4조 9315억 원 규모의 교육부 소관 사업들은 청년과 지역대학, 영유아 보육 환경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세밀한 사업설계 없이 재정을 성급하게 투입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상편>(117조 매머드 교육 예산의 '그늘'…교육부, 잦은 사업구조 개편 속 '재정 엇박자·중복투자' 경고등)에 이어 <하편>에서는 국회예산정책처가 집중 분석한 미래대응기금 6대 핵심 사업의 현황과 구조적 문제점을 살펴본다.
교사대아동비율 개선에 5269억 편성…국공립 외면과 1세반 중복지원 허점
​​​​​​​0~1세 영아반의 보육 질을 높이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에 5269억 800만 원 규모의 ‘교사대아동비율 개선’ 사업이 신규 세부사업으로 편성됐다. 세부적으로는 인건비 지원 1238억 8600만 원, 보육료 지원 3960억 2000만 원, 국공립 인센티브 70억 200만 원이다.

하지만 2026년 7월 기준 0세반 교사대아동비율 개선(1:3→1:2) 참여율을 보면 국공립 어린이집이 35.5%에 불과해 민간(52.1%)이나 가정(74.1%)에 비해 현저히 낮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추가 채용 교사 인건비의 80%만 국비로 지원돼 나머지 20%와 반 추가 개설에 따른 운영비를 시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2027년 국공립 인센티브(0세반 월 20만 원, 1세반 월 10만 원)를 신설했으나, 현장의 실질적인 자부담과 추가 운영비를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1세반(1:5→1:4)의 경우, 미래대응기금의 비율 개선 보육료 지원과 기존 영유아특별회계의 ‘영아반 개설(유지) 인센티브’(444억 8500만 원)가 2027년부터 병행 운영되면서 현원에 따라 사업 간 지원 유인이 왜곡되거나 동일 반에 중복 지원될 위험이 커졌다. 예컨대 현원이 4명인 반은 두 사업의 요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어 추가반 설치 여부 등 지원 기준을 명확히 관리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원체계를 합리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학생 AI 공동구독에 199.6억…해외 빅테크 종속 심화와 ‘깜깜이’ 수요 추계
​​​​​​​전국 대학(원)생에게 최상위 생성형 AI 유료버전을 지원하는 ‘대학생 AI 공동구독 지원’(199억 6000만 원) 사업은 기획 단계부터 졸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예산으로 대규모 단체계약을 체결할 경우 특정 해외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종속을 심화시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모두의 AI’ 등 국산 AI 경쟁력 강화 정책과 정면으로 엇박자를 낸다는 비판이 인다.

수요 추계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다. 교육부는 단순 이공계열 재학생 비율(30%)을 최상위 유료서비스의 잠재 수요자로 잡고, 특정 대학 1곳의 교직원·학생 이용률(55.5%)을 근거 삼아 실사용률을 60%로 일괄 적용했다. 이는 인문·사회계열의 고급 AI 수요나 이공계열 내 기초 수요를 무시한 주먹구구식 산정일 수밖에 없다.

또한 교육부는 1인당 연 188만 원에 달하는 개인구독료를 공동구독을 통해 연 8만 혹은 9만 원 수준(단가 8만 7777원)으로 95.5%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전체 구매량을 여러 학생이 쪼개 쓰는 방식이어서 동일한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처럼 포장한 ‘통계적 착시’에 불과하다. 1인당 사용 한도와 교육·연구 목적 충족 여부조차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4650억 투입되는 ‘대학생 첫경력 프로젝트’…비현실적 ‘6만 명’ 목표와 단순노무 전락 우려
​​​​​​​현장실습 참여 학생에게 실습지원비(월 115만 원×5개월) 등을 국비로 지원하는 ‘대학생 첫경력 프로젝트’(4650억 원)는 6만 명이 평균 5개월간 실습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편성됐다. 그러나 2025년 기준 표준 현장실습 총 이수자는 3만 1518명에 불과하며, 최근 4년간 참여 인원과 실습기관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목표치 6만 명은 기존 실적의 1.9배에 달해 신규 사업 첫해부터 달성이 극히 불투명하다.

실습 기간 설정도 비현실적이다. 2025년 전체 현장실습 이수자의 65.9%가 12주(약 3개월) 미만으로 참여한 현실에서 평균 5개월 실습을 전제할 경우 교과목 이수와 졸업 요건, 취업 준비 등 학생들의 학사 일정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한다. 자칫 목표 인원을 채우기 위해 무리하게 실습처를 늘리다 보면 실습생이 단순·반복 잡무에 투입되거나 기존 근로자의 대체인력으로 악용되는 등 인권침해와 안전사고가 되풀이될 위험이 크다.

여기에 기업과 대학이 매칭해 운영해 온 표준 현장실습 체계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교육부가 이를 무리하게 대형국고사업으로 끌어들이면서 대학의 기존 직무 교육과정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도권 소재 모대학 기획처장은 “대학 현장에서는 이미 기업과 매칭해 표준 현장실습을 안정적으로 규제·관리하고 있는데, 교육부가 세부적인 연계 대책도 없이 실습지원비 지원을 덜컥 신설했다”면서 “기존 표준 현장실습 규정과 엇박자를 낼 뿐 아니라, 고용노동부의 청년일경험지원 사업 등 타 부처 직무체험 프로그램과도 지원 대상이 고스란히 겹쳐 예산 중복과 비효율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방국립대 장학금’(2130억 원) 소득 10구간도 공짜…2030년 7500억 재정부담 속 사립대 위기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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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6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 범정부 협의회’를 개최하고 7개 관계부처와 함께 ‘2026년 패키지 지원대학 선정계획’을 확정했다 사진교육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6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 범정부 협의회’를 개최하고, 7개 관계부처와 함께 ‘2026년 패키지 지원대학 선정계획’을 확정했다. [사진=교육부]
비수도권 국립대 30곳의 신입생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지방국립대학 전액 장학금’(2130억 1500만 원)이 신설되면서 지역균형발전장학금 예산이 3280억 1500만 원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2027년 1학년을 시작으로 2030년 전 학년으로 확대될 경우 연간 소요 재정만 약 7516억 원에 달할 전망이지만, 교육부는 이를 국가재정운용계획(중기재정계획)에조차 반영하지 않았다.

특히 가구 월 소득인정액이 1948만 원을 초과하는 고소득 10구간 학생까지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중도 이탈 시 환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고소득층에게 실질적인 지역 정주 유인으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반면 지방 사립대 지원(지역인재장학금, 1150억 원)은 우수 학생 일부로 엄격히 제한됐다.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결과 지방거점국립대(5.2%↑)와 일반 지방 국립대(12.6%↑) 지원자는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지방 사립대는 0.5% 증가에 그쳤다.

A대학 기획처장은 “수도권 인재를 지방으로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장밋빛 명분과 달리, 현장에서는 지방 사립대에 진학할 학생들을 지방 국립대가 흡수하는 ‘지역 내 제로섬 게임’에 그치고 있다”며 “국내 대학생의 80% 이상을 수용하는 사립대에는 경상비 집행과 이월·적립금 규제를 꽁꽁 묶어둔 채, 국립대 학생에게만 소득 10구간까지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는 것은 사립대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자 지역 사립대를 고사시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지방국립대 미래인재성장자금 6910억…법적 근거 없는 포괄보조와 적립 방치
비수도권 국립대 21곳에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자율 집행하도록 총액을 교부하는 블록펀딩 사업으로 ‘지방국립대 미래인재성장자금’(6910억 원)이 신설됐다. 거점국립대 9곳에 평균 500억 원, 일반 지방국립대 12곳에 평균 200억 원을 지원하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그러나 지원금을 다년도에 걸쳐 적립해 대학 자체기금을 조성하려면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약칭 국립대학회계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함에도, 관련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발의조차 되지 못했다.

법적 기반 없이 예산부터 편성한 데다, 1년 차 이후의 연도별 투자계획도 수립되지 않았다. 자율성이라는 미명 아래 지원금을 대학자체기금으로 무기한 적립하도록 방치할 경우, 정작 당면한 교육·연구 혁신에는 재정이 투입되지 않은 채 수천억 원의 국고가 잠자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
사립대 이공계 인프라에 6000억 단년도 살포…타 사업 중복투자와 깜깜이 배분
​​​​​​​지역 우수 사립대 40여 개교에 교당 150억 원 내외를 직접 지원하는 ‘사립대 이공계 실험실습·연구시설 등 인프라 구축 지원’ 사업에는 단년도 예산으로 6000억 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사학진흥기금의 ‘사립학교 교육환경개선 자금 융자’(1248억 9000만 원) 중 혁신선도 융자가 이미 신산업·주력산업 대규모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고, 미래대응기금 내 ‘이공학학술연구기반(R&D) 대학연구기반구축’(362억 4100만 원) 사업 역시 최첨단 공동연구장비 구축을 지원하고 있어 투자 목적이 중첩된다.

또한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의 첨단분야 공유대학 및 5극3특 공유대학, 산학연협력 고도화 사업의 ‘반도체공동연구소 연합교육과정’에서도 이미 수천억 원대 고가 장비를 구축해 타 대학에 개방·공유하고 있다. 국가연구시설장비 종합정보시스템(ZEUS)을 통한 기존 장비 가동률 점검도 없이 개별 사립대에 현금성 장비 구축비를 쪼개어 살포하는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이자 중복 투자라는 지적이다.

충청권 소재 B대학 기획처장은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첨단 AI 인프라나 고가 연구 장비를 대학마다 제각기 구축하면, 어느 대학은 이용자가 몰려 과부하가 걸리고 다른 대학은 유휴 장비로 방치되는 심각한 비효율이 발생한다”며 “정부가 예산을 개별 대학에 쪼개어 뿌리기보다는 거점 플랫폼을 중심으로 고가 컴퓨팅 자원과 연구 인프라를 집적화하고, 이를 인근 사립대와 중소규모 대학들이 유기적으로 공유·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공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대학 처장은 이어 “최근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사업을 보면 RIS에서 RISE, 앵커, 5극3특 등으로 간판만 계속 바뀌어 달릴 뿐, 세부 사업 내용을 뜯어보면 차별화된 혁신 없이 유사한 사업들이 이름만 바꿔가며 반복되고 있다”면서 “중앙정부의 잦은 사업명 개편과 획일적인 하향식 사업 추진 속에서 대학들은 막대한 행정력을 소모하고 있으며, 지역 고등교육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립대 중심의 편중 투자를 벗어나 지속가능한 플랫폼 중심의 인프라 집적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부처 간 유사 사업의 중복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운영하는 대학의 한 관계자는 “미래대응기금에 2070억 원이 신설된 교육부의 ‘AI 재도약 대학(리턴투 캠퍼스)’이나 지역평생교육 활성화 사업(235억 원)은 고용노동부의 ‘AI 캠퍼스’ 및 폴리텍 직업훈련, 지자체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지원 내용 및 대상이 사실상 중복된다”며 “대학을 비롯한 공공기관과 지자체 어디서나 우후죽순 평생교육을 하고 있는데, 이를 부처 간 교통정리 없이 단기 학위·비학위 과정으로 쪼개어 수천억 원의 예산을 별도 편성하는 것은 전형적인 칸막이 행정이자 재정 낭비”라고 비판했다.
예타 면제 후 ‘적정성 검토’ 건너뛴 1.7조…국회 현미경 심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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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미래대응기금 내 대규모 신규 사업들이 법률이 정한 최소한의 검증 절차조차 건너뛰었다는 점이다. ‘대학생 첫경력 프로젝트’(4650억 원), ‘지방국립대 미래인재성장자금’(6910억 원), ‘사립대 이공계 실험실습·연구시설 등 인프라 구축 지원’(6000억 원) 등 3개 사업(총 1조 7560억 원)은 모두 국가재정법상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사업이다.

「국가재정법」 제38조 제5항에 따르면 예타 면제 사업은 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사전 검토하고 그 결과를 예산편성에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적정성 검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1조 7000억 원이 넘는 예산안을 국회에 그대로 제출했다. 재정 투입의 타당성이나 중장기 재원 조달 방안조차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채 ‘미래대응’이라는 간판 아래 국회로 넘어온 셈이다.

전병훈 전국대학교 기획처장협의회 회장(동국대 기획처장)은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미래대응기금 내 1조 7000억 원대에 달하는 주요 신규 사업들이 국가재정법에 명시된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조차 완료되지 않은 채 국회에 제출된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졸속 편성”이라며 “타이틀만 거창하게 내걸고 세부 추진 계획이나 집행 관리 방안이 확립되지 않은 사업들은 향후 현장에서 극심한 행정 혼선과 재정 부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회장은 이어 “10년을 내다보는 ‘백년지대계’의 교육 관점이 실종된 채, 당장 눈앞의 반도체·AI 붐에 편승한 단기 유행성 사업들이 교육부와 노동부 등 부처별로 중복·나열돼 있다”면서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예타 면제 후 적정성 검토를 거치지 않은 사업들의 타당성을 철저히 재검증하고, 부처 간 칸막이 예산과 중복 지원을 과감히 덜어내는 지출구조조정이 단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