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일 장 초반 나란히 5%대 급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사상 최대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 상향 기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가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기술주 약세에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겹치면서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1500원(5.02%) 하락한 21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8만1000원(5.50%) 내린 139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다. 삼성전자우는 전 거래일보다 7000원(3.95%) 하락한 1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5만8000원(6.11%) 급락한 89만2000원을 나타내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전날 반등했던 반도체 대형주가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일 각각 1.8%, 3.8%가량 상승하며 코스피 반등을 이끌었다. 전날 코스피는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2.24% 상승한 5859.08로 마감했지만 이날 다시 57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증권가의 낙관적인 실적 전망과 대조적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 장기공급계약(LTA) 체결 등을 근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KB증권은 전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0만원,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2026~2027년 합산 영업이익이 10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삼성전자 창립 이후 2025년까지 56년간 거둔 누적 영업이익 620조원을 약 65% 웃도는 규모다.
KB증권은 특히 삼성전자의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55조원에서 640조원으로 15.3% 상향했다. HBM 가격 상승과 메모리 장기공급계약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내년 HBM 평균판매가격(ASP)이 올해보다 15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가의 실적 기대도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20만원을 제시했다.
고영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매출액을 136조3000억원, 영업이익을 112조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각각 전 분기 대비 30%, 35% 증가한 규모다.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각각 18%, 1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증권가의 실적 전망이 일제히 상향되는 상황에서도 단기 주가는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 현금흐름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반도체주의 변동성도 커진 상태다. 지난달 30일 미국 증시에서는 인텔과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급락하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7.20%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미국 AI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와 반도체 기업의 실적 기대가 엇갈리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