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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에 이자 부담까지…중소기업 부실 '경고등'

  • 5대銀 연체율 9년 반만에 최고

  • 수익성 악화에 상환 여력 위축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ATM기 20260916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ATM기. 2026.09.16[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내수 부진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한 중소기업의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수익성이 떨어진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취약기업을 중심으로 상환 여력이 약화하고 있어서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취약기업의 대출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평균은 0.42%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0.37%)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17년 1분기(0.45%) 이후 최대치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0%로 전년 동기(0.54%)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2017년 1분기(0.65%) 이후 9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을 웃도는 데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중소기업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기업의 연체율 상승은 내수 부진과 비용 부담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매출이 충분히 늘지 않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원자재비 등 운영비 부담이 이어지면 원리금 상환에 쓸 수 있는 자금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소기업의 수익성 지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5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8%로 전년(3.0%)보다 하락했다. 매출액 증가율도 같은 기간 4.1%에서 3.0%로 둔화했다. 매출 증가세가 더뎌진 데다 영업활동으로 남기는 이익마저 줄어든 것이다.

기업의 이자 상환 능력이 취약한 상태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2025년 말 외부감사 대상 중소기업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은 20.0%로 전년(18.0%)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도는 기업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진 기업을 뜻한다.

중소기업의 대출금리 상승 폭도 대기업보다 크게 나타났다. 8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연 4.38%로 전월보다 0.16%포인트 오른 반면, 대기업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0.03%포인트 상승한 연 4.21%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금리 차이는 7월 0.04%포인트에서 8월 0.17%포인트로 확대됐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은 한층 커질 수 있다. 기존 대출의 이자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만기가 돌아온 차입금을 높은 금리로 차환하거나 운영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하면 상환 여력이 더 약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나 매출 부진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해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내수 회복이 늦어져 기업의 수익성 개선까지 지연될 경우 취약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윤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정책컨설팅센터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용·금리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취약기업의 자금 여건 점검과 애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