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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 동결에도 한은 11월 인상에 무게…긴축 속도 조절 관건

  • 성장·물가 압력 여전…최종금리 3.50% 전망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은행 전경 260429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은행 전경. 26.04.29[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한국은행은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예상보다 강한 경제성장세와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국내 여건에 따른 통화긴축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2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 연준은 27~2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한 차례 쉬어가는 결정이다. 다만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 중 2명은 물가 상승 압력을 이유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00%포인트로 유지됐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한은의 긴축 기조에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뒤 이달 22일에는 연 3.00%로 동결했다. 두 차례 연속 인상의 파급 효과를 점검한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선제적 대응'이라는 표현을 삭제해 긴축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그러나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국내 경제 여건에 맞춰 통화정책을 운용할 여력이 확보됐다면서도 긴축 기조를 이어갈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요인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다. 지난 27일 발표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증가했다. 한은이 지난 8월 예상했던 0.3%를 0.7%포인트 웃돈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확대가 성장을 이끌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의 상향 조정 가능성도 커졌다.

물가 상승 압력도 여전하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모두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당폭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상당폭 상회하고 내년 물가 상승률도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긴축 속도를 조절할 요인도 적지 않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2% 감소하며 전체 성장률과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율을 통한 수입물가 상승 압력도 일부 완화됐다. 이미 단행한 두 차례 인상이 소비와 투자,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11월 기준금리를 연 3.25%로 인상한 뒤 내년 한 차례 더 올려 최종금리를 3.50%로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 달 금통위에서 함께 발표되는 수정 경제전망이 향후 긴축 경로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의 상향 폭이 클수록 추가 인상 명분은 강화되지만, 민간소비 회복 속도와 앞선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에 따라 긴축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 상향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근거를 강화한다"면서도 "성장의 반도체·정부지출 의존도가 높고 민간소비가 감소한 데다 기존 금리 인상의 시차 효과도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11월과 내년 1분기에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한 뒤 최종금리가 연 3.50%에 도달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