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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정은, 단둥서 북미대화 의중 전달했을 가능성 있어"

  • 최선희·왕이 밀착 대화에 주목…APEC 전후 국면 전환 가능성

  • 리창 영접 계획, 왕후닝으로 전격 변경…신압록강대교 시찰 목적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왕후닝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등이 24일 단둥에서 항미원조기념탑 헌화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중국 CC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왕후닝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등이 지난 24일 단둥에서 항미원조기념탑 헌화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중국 CCTV 캡처]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중국 방문에 북미 대화에 관한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군부 주요 인사들이 빠지고 외교라인이 전면에 나선 방중단 구성과 최선희 외무상의 행보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29일 국정원에서 열린 비공개 국정감사 관련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이같이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지난 24일 단둥 방문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을 기리는 항미원조 기념만을 위한 일정은 아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념행사의 성격상 동행할 법한 군부 주요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은 반면 최 외무상 등 외교 간부들이 방중단의 중심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중국 측에서도 왕이 외교부장 등 외교라인이 참석했다.

특히 최 외무상이 방중 일정 내내 부각된 점을 눈여겨봤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는 최 외무상이 선두 그룹과 떨어져 왕 부장과 긴밀히 대화하거나,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조용원 노동당 비서에게 김 위원장 옆자리를 양보받는 모습 등이 담겼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최근 외교와 직접 관련 없는 정치 행사에도 최 외무상을 자주 대동하는 점을 북미 회담을 고심하는 정황으로 해석했다. 방중 일정에 경제 담당 인사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외교적 목적에 무게를 두는 근거로 제시했다.

북미 대화 전망에 대해서는 양측이 대화 조건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아직 접점을 찾지 못했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 국면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북중 간 논의 내용이나 북미의 구체적인 접촉이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국정원은 밝혔다. 유 의원은 관련 판단이 정황에 근거한 추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북측의 관련 동향을 보고받았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북한의 의중을 미국에 전달할 수는 있으나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취지의 분석이 제시됐다.

국정원은 이번 방중의 또 다른 목적으로 신압록강대교 직접 시찰을 꼽았다. 주요 현장을 직접 확인하려는 김 위원장의 성향을 고려할 때 대교를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위원장을 맞이한 중국 측 인사가 바뀐 경위도 보고됐다. 국정원은 당초 리창 국무원 총리가 영접할 예정이었으나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등 중국 내부 일정으로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으로 전격 교체된 것으로 파악했다.

왕 주석은 2018년 김 위원장의 첫 방중 때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을 잇는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국정원은 중국이 북한도 수용할 만한 인사를 보내 예우한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