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준공 후 미분양 2만가구 웃돌아…LH 매입만으론 해소 한계
취득세 감면 등 민간 수요 유인책 거론…가격 조정도 과제로 꼽혀

지방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한 공공 매입이 한계를 보이면서 민간 수요를 끌어낼 대책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취득세 감면 등 세제 지원을 확대하되 지역 구매력에 맞는 분양가격 조정도 병행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공공 지원이 사업자의 가격 조정을 늦추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 조건과 손실 분담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지방 미분양 주택은 4만9998가구로, 이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은 2만3711가구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올해 지방 미분양 5000가구 매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3차 심의 통과 950가구와 4차 신청 2335가구를 모두 사들여도 3285가구에 그친다.
매입 물량 확보가 어려운 주된 이유는 공가율이 높고 수요가 부족한 지역에 신청이 몰렸기 때문이다. LH는 매입 주택을 공공임대로 활용해야 해 입주 수요를 따질 수밖에 없다. 민간에서 팔리지 않은 주택이 공공 매입에서도 제외되는 만큼 매입 규모 확대만으로는 재고를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다.
민간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해법으로는 세제 지원 확대가 거론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오르지도 않고 미분양도 많은 지방 주택을 누가 사려고 하겠느냐”며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면제하고 재산세를 감면하거나 양도세를 면제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 역시 “세제 지원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인구감소지역뿐 아니라 지방 광역시 등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까지 주택 추가 구입에 따른 세제 혜택을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제 지원과 함께 분양가격을 지역 구매력에 맞게 조정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구매 수요가 있어도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나 소득 수준에 비해 높으면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 세금 부담을 낮추더라도 주택 구입비용 자체가 수요자의 지불 능력을 벗어나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미 투입한 공사비와 금융비용에 더해 기존 수분양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부담이다. 할인 분양에 나설 경우 먼저 계약한 수분양자들의 반발이 예상돼 가격 인하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다만 높은 가격을 유지한 채 미분양이 장기화하면 금융비용 부담도 커지는 만큼 가격 조정을 통한 자금 회수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
가격을 낮춰도 입주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한 매입이나 임대전환도 실제 임차 수요와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매입 주체만 바뀐 채 주택이 비어 있다면 미분양 부담이 공실 부담으로 옮겨갈 수 있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낮은 지역에서는 임대수익 등으로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어야 민간 자본의 참여를 기대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달금리가 5%라면 수익률은 7~8% 수준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쟁점은 공공 지원을 얼마나 확대할지와 함께 사업자가 가격 조정과 손실을 어느 정도 부담할지다. 공공이 미분양 주택을 계속 사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 사업자의 자발적인 가격 인하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아파트 미분양은 사업자가 세운 계획과 실제 시장 수요가 맞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기보다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