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후난·푸젠 등 지방 세대교체
주거위제·궈닝닝 등 70년대생 약진
21차 당대회 앞두고 차세대 지도부 인선 '속도'
연령보다 정치 충성·정책 이행· 능력·청렴성 중시
중국이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앞두고 6개 성(省)급 지도부를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특히 단순한 세대 교체를 넘어 연령보다 정치적 충성도와 중앙 정책 이행 능력을 중시하는 중국 공산당의 인사 기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거위제·궈닝닝 등 70년대생 약진…지방 지도부 세대교체
25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공산당은 윈난·후난·칭하이·푸젠·허베이·장시 등 6개 지역의 당서기 혹은 성장급 인사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인사는 23일 중앙정치국 회의 폐막 다음날인 24일 잇따라 발표됐다.
우선 윈난성과 후난성에서는 당서기와 성장 인사를 동시에 단행했다. 모가오이(莫高義·62) 중앙선전부 부부장 겸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이 윈난성 당서기에 임명됐다. 특히 그는 중국 성급 당서기 중 유일하게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이나 후보위원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역사학 박사 출신인 모가오이는 광둥성 선전 부문에서 20여년간 근무했으며, 2017년 광둥성 사오관시 서기직도 역임했다. 2018년 베이징으로 자리를 옮겨 중앙기율검사 부문과 베이징시 당선전부 등을 거쳐 2024년부터 당중앙선전부 부부장 겸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으로 재직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모 서기의 임명으로 중국 서남부의 윈난·구이저우·쓰촨성 등 3개 성은 모두 선전 계통 출신의 인사가 당서기를 맡게 됐다고 전했다. 중앙선전부는 당 이념 선전과 언론·출판, 여론 관리 및 대외 홍보 정책 등을 총괄하는 핵심 당 기관이다.
후난성 서기에는 왕즈쥔(王志軍·61) 국무원 부비서장(장관급)이 임명됐다. 칭화대에서 정밀기기학, 경제관리학을 전공한 왕즈쥔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공업정보화부 부부장, 헤이룽장성 당위원회 부서기 등을 거쳤다. 2023년 6월부터 국무원 부비서장으로 재직하며 국무원 판공청의 일상 업무를 총괄했다.
아울러 윈난성과 후난성 성장에는 각각 류치판(劉奇凡·59) 전 칭하이성 당위원회 부서기, 셰웨이장(謝衛江·53) 후난성 당위원회 부서기 겸 웨양시 당서기가 사실상 내정됐다. 특히 셰 부서기가 성장에 임명되면 현재 중국 성급 정부 수장 가운데 산시성 성장 뤼둥량(卢东亮·52)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성장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칭하이·푸젠·장시·허베이성에서도 성장이 새로 내정됐다.
특히 칭하이성 성장으로 내정된 주거위제(諸葛宇傑·55)는 1970년대생 차관급 간부 중 선두 주자로 평가받았던 인물이다. 1971년 상하이 출신으로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경제도시 상하이에서 보냈다. 상하이의 항만 관련 국유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해 양푸구 구장과 당서기, 상하이시 당위원회 비서장과 부서기 등을 지냈다. 2023년 후베이성 당위원회 부서기로 자리를 옮겼다.
푸젠성 성장에 내정된 궈닝닝(郭寧寧·56) 푸젠성 부서기는 중국은행 싱가포르 지점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 출신으로, 성장에 정식 임명되면 중국 최초의 1970년대생 여성 성장이 된다.
이 밖에 허베이성과 장시성 성장에는 각각 허베이성 당위원회 부서기 겸 부성장인 자오천신(趙辰昕·57)과 천융치(陳永奇·59) 장시성 당위원회 부서기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사실상 내정됐다.
이번 인사 대상 8명을 포함하면 올해 들어 중국에서는 10개 성의 당서기와 11개 성의 정부 수장이 교체됐다. 앞서 9월에도 안후이·푸젠·허난·시짱(티베트)자치구·간쑤·칭하이·상하이 등 지역 당정 지도부에서 잇따라 인사 교체가 이뤄졌다.
21차 당대회 앞두고...차세대 지도부 인선 기준은
특히 내년 가을 차세대 지도부가 선출될 21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70년대생 관료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 8월 발탁된 1972년생 주중밍 상하이 시장을 비롯해 주거위제 칭하이성 성장 내정자, 궈닝닝 푸젠성 성장 내정자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연령이 중국 관료 승진의 핵심 요소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중국분석센터의 왕성위 연구조교는 연합조보를 통해 "연령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이 더 이상 중국 관료 승진의 절대적인 잣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지도부가 정치적 신뢰와 책임감을 더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인 셰마오쑹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이 차세대 간부에게 요구하는 핵심 자질로 정치적 충성심과 청렴성, 투지, 첨단기술·기초과학 전문성, 기층 경험, 어려움을 견디는 능력 등을 꼽았다.
실제로 지난 22일에는 1970년생으로 차기 지도자 후보군으로 주목받았던 샤린마오(夏林茂·56) 베이징 상무부시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위법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올해 들어 페이가오윈(費高雲·55) 전 안후이성 허페이시 당서기, 리윈쩌(李雲澤·56) 전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총국장 등 차기 지도자 후보군으로 꼽혔던 젊은 관료들이 기율 위반 등으로 조사를 받거나 강등되는 등 낙마한 사례도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공산당은 26일부터 나흘간 20기 5중전회를 개최한다. 이번 5중전회에서는 당의 전면적이고 엄격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전면 종엄치당(全面從嚴治黨)' 방안이 핵심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고강도 반부패 사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의 내부 규율 강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SCMP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번 5중전회를 계기로 내년 21차 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현 당중앙위원회 위원 가운데 약 3분의 2가 법정 은퇴 연령(65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970년대 전후에 태어난 '7세대 지도부'가 가장 큰 집단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