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시위 속 일부 과격 시위대 경찰과 충돌
고물가·생활고...프랑스 시위 장기화 우려
내년 대선 앞두고 마크롱 정부 압박 커져
스페인·벨기에·이탈리아·알바니아도 시위
24일(현지시각) 프랑스 전역에서 고물가와 교육 여건 악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파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당국은 폭력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경찰 등 7만명 병력을 투입했지만, 일부 시위대의 투척 행위 등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로 대응했고 체포 인원은 1000명에 육박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전국에서 약 41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의 55만명보다 줄어든 규모다. 반면 시위 주최 측인 프랑스 주요 노동조합인 노동총동맹(CGT)은 참가자가 약 80만명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수도 파리에서는 정부가 11만명, CGT가 25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각각 집계했다.
당국은 지난주 시위에서 약탈과 상점 파손 등 폭력 사태가 잇따르자 경찰과 헌병대원 7만명을 투입했다. 이는 일주일 전보다 1만명 늘어난 규모다. 헬리콥터와 장갑차 등도 동원해 시위 현장을 감시하고 대응에 나섰다. 당국은 노조가 주최하는 집회만 허용하고, 일부 도시에서는 시위를 금지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당국의 대규모 경비 속에 주요 행진은 초반까지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수도 파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검은 복면과 마스크를 착용한 과격 시위대가 등장하며 경찰과 산발적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군중 해산에 나섰다.
로랑 뉘녜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1000명 가까이 체포됐으며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검은 복면을 쓴 극좌 세력이 폭력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곳곳에서도 충돌이 이어졌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총 289건의 시위가 열렸다. 마르세유에서는 일부 청년들이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경찰에 돌과 병을 던졌으며, 일부 상점이 약탈당했다. 리옹에서는 집회가 금지됐지만 약 1만명이 거리 시위를 강행하면서 경찰이 최루탄을 던져 군중 해산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파리 인근 고등학교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하는 학생들이 나서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교육 예산 확대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에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합류하면서 전국적인 시위로 확대됐다. 교육 문제에서 출발한 시위가 정부의 경제·사회 정책 전반에 대한 불만으로 번진 것이다.
시위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는 31일 추가 시위가 예고된 데다가, 노동조합들은 오는 11월 5일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내년 5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시위가 장기화하면 정부의 사회·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날 프랑스뿐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알바니아 등 유럽 곳곳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를 상대로 최루탄과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했고, 이탈리아 여러 도시와 알바니아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교육·생활비 관련 시위가 유럽 전역의 정치·사회적 불안과 맞물려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