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14%·내년 2.20% 전망
"성장 과실 확산·내수 회복은 과제"
18일 IMF의 10월 세계경제전망(WEO)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4%에서 올해 2.14%, 내년 2.20%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0.20%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내년에도 0.06%포인트 오르는 흐름이다.
IMF의 과거 통계를 같은 방식으로 분석하면 잠재성장률이 2년 연속 상승하는 것은 1986~1987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 4.05%에서 하락세를 이어가 2018년 2%대, 2020년 1%대로 내려왔다. 올해 전망치인 2.14%는 2021년 2.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 경제가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실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경기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것과 달리 노동·자본·생산성 등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이번 전망에는 반도체 호황과 AI 확산에 따른 투자 및 생산성 개선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화로 노동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설비투자와 총요소생산성 개선이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관별 전망에는 차이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지난해 1.85%, 올해 1.66%, 내년 1.52%로 추산했다. 반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말 발표한 '2027년 NABO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2.14%, 올해 2.22%, 내년 2.28%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출 방식과 경제 전망에 따라 추정치가 달라지는 만큼 반등 자체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 간 비교에서는 한국의 성장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IMF 자료를 토대로 잠재성장률을 계산할 수 있는 27개국 가운데 한국은 지난해 12위에서 올해와 내년 모두 7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미국만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의 내년 잠재성장률 전망치는 2.20%로 영국(1.26%), 프랑스(0.85%), 일본(0.84%), 독일(0.70%)을 웃돈다.
정부가 제시한 경제 성장 목표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3·4·5 경제 대도약' 구상을 내놨다. IMF는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3512달러에 이르고, 2028년에는 5만2100달러로 5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거시지표 개선이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반도체와 AI 산업의 호황이 수출과 투자 증가를 이끌더라도 서비스업과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으로 효과가 확산하지 않으면 산업 간 격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성장의 과실이 특정 기업과 산업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수 부진과 취약계층의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