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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문제 vs 공급 부족… 엇갈린 AI 전망에 삼성·SK, '증설 시계' 당긴다

  • 美 월가 "결국 준비된 반도체 톱티어가 웃을 것"

  • 삼성전자, 내년 2분기 평택 P5 장비 반입…팹2 동시 추진

  • SK하이닉스, 청주 M15X 월 8만 장 확대…용인 1기 조기 오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의 최대 병목 요인을 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엇갈린 진단이 나왔다. 자본 유동성과 공급 부족이라는 상반된 시각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 속도를 올려 반도체 불확실성의 불씨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AI 확장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은 전력이나 반도체 자체의 생산 능력이 아닌 바로 자본"이라고 단언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설비투자가 막대한 자금 부담에 봉착하면서 향후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을 밑돌 수 있다는 경고다.

반면 주요 메모리 공급사인 산자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현재 핵심 고객사가 요구하는 물량의 50~66% 수준만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장의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며 수급 불균형을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투자 자본의 제약과 첨단 메모리 숏티지(공급 부족)가 동반 발생하며 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한다. 모건스탠리는 "AI 인프라 확장이 자본 지출의 효율성 검증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단기적 자본 우려보다는 공급망을 선점한 탑티어 제조사들의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선제적 증설로 수급 주도권을 쥐고 리스크 차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5캠퍼스(P5) 1단계 라인의 장비 반입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한 분기 이상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초 내년 3분기로 예정됐던 장비 반입을 내년 2분기로 앞당기기 위해 주요 전공정·후공정 협력사들과 세부 납기 일정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임시 경영위원회에서 P5 골조 공사 착수를 결정한 직후 12월부터 현장에 기술 인력을 대거 투입하며 공사에 속도를 붙였다. 평택캠퍼스 상주 인력은 기존 5만 명 안팎에서 최근 7만~8만 명대 수준까지 크게 늘었다.

실탄 장전도 마쳤다. 산업은행과 5대 시중은행은 지난 2월 2조5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승인했다. 삼성전자는 이 자금을 P5 변전소 등 필수 인프라 구축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P5 건설과 함께 'P5 팹2' 구축도 동시 추진해 평택 대규모 첨단 D램 생산단지를 조기에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차세대 메모리 생산의 핵심 거점인 청주 M15X 팹의 웨이퍼 투입 물량을 월 8만 장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대폭 확대한다. 신규 팹 가동을 조기에 본궤도에 올려 폭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차세대 DRAM 수요에 한발 앞서 대응하기 위해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팹 1기 완공도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월 1기 팹에 21조6000억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첫 클린룸 오픈 시점을 당초 내년 5월에서 2월로 앞당기기로 공식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첨단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기업이 향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 "최근 정부도 반도체 인프라 지원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한 만큼 신규 팹 가동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