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 공개를 둘러싸고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 지휘관 출신 인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공개 비판했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아조우여단 참모장을 지낸 보흐단 크로테비치 예비역 중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영문으로 올린 글에서 “한국 대통령은 누구를, 특히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협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크로테비치는 “한국인들에게 ‘계엄령’이라는 말 자체가 북한의 실제 군사행동이나 도발 가능성보다도 더 큰 두려움을 안겨주는 말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겠다”고도 했다.
이어 “기분 나쁘게 하려는 말은 아니지만 한국 대통령은 자신이 말하는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내용을 말하는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만일 한국이 공격받게 된다면 우크라이나가 한국의 몇 안 되는 진정한 동맹 중 하나임을 증명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현실이 명확히 보여주듯 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동맹이 아니라 곁에 서줄 진정한 동맹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로테비치의 발언은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 공개를 둘러싸고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던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군 포로와 가족의 신변 안전, 외교·안보적 파장 등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측과 관련 사안을 비공개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한국행 사실 자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이 나오면서 양국 간 공방으로 번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엑스를 통해 “북한 포로 송환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요구를 해 합의했는데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대한 예의를 갖춰 ‘아쉽다’고 했더니 합의한 적이 없다며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인정 및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의 위신에 관한 문제로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국내로 소환하는 방안도 추가 조치 가운데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테비치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방어전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 아조우 부대에 합류했다. 2022년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항전을 이어가다 생포됐으며 이후 포로 교환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
지난해 2월 아조우여단 참모장에서 물러나 예비역 중령이 된 뒤에는 군사 전문가로서 언론 인터뷰 등 대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