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곳 공급 예정 3만1312가구, 지난해 서울 주택 착공량에 육박
이주 종료부터 평균 13개월, 방배14 철거 후 2년 4개월째 대기
27일 아주경제 취재 결과 이주종료 후 본공사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파악한 사업장은 지난 23일 기준 27곳이다. 이들 사업장에서 공급할 예정인 주택은 총 3만1312가구다. 지난해 서울 전체 주택 착공 실적 3만2119호의 97.5%에 해당하는 주택이 아직 본공사도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이들 구역에는 기존 2만9893가구의 주택이 있었다. 주민 이주로 인해 기존 주택 이용은 중단됐고, 철거까지 마친 곳에서는 집 자체가 사라졌다. 예정 물량에는 해당 주택을 대체하는 공급도 포함되기 때문에 공급량 자체가 전부 순증한다고 보기 힘들다. 착공 전 대기가 길어지면 새 주택 공급은 늦어지고, 이주민이 다른 거처에서 지내야 하는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이들 사업장 27곳은 서울시 자료에 기재된 이주종료일부터 지난 23일까지 평균 13개월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주를 시작한 시점부터는 평균 26.9개월이 지났다. 이후 본공사와 준공까지 걸리는 기간은 별도다.
이주종료 기재일이 1년 이상 지난 곳은 9곳으로 공급 예정 물량은 1만3132가구다. 전체 예정 물량의 약 42%가 주민 이주를 마친 뒤 1년 이상 지난 사업장에 몰려 있는 셈이다.
철거까지 끝낸 뒤 수년째 착공을 기다리는 곳도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14구역은 이주종료일이 2022년 9월 7일로 기재돼 있고, 서초구 자료상 기존 건축물 해체는 2024년 5월 23일 완료됐다. 지난 23일 기준 철거 완료 후 853일, 약 2년 4개월이 지났지만 본공사에 들어가지 못했다.
지난 8월 서초구가 공고한 주택건설공사 전기감리자 모집공고에는 방배14구역 전체 공사기간이 내달 1일부터 2030년 말까지로 명시됐다. 그러나 서초구 관계자는 “10월 1일은 시공사에서 작성한 예정공정표 일정”이라며 “현재는 일정 변동이 예상되며 착공신고 접수 내역은 없다”고 밝혔다.
이주 후에는 철거와 공사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착공 조건이 갖춰지기 전에 이주부터 앞당기면 기존 주택 이용이 중단되는 시점만 빨라질 수 있다. 인허가와 이주 실적을 실제 공급으로 연결하려면 착공 전 남은 절차와 지연 요인, 그동안의 대기기간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주가 끝난 사업장 착공이 장기간 멈추면 공급 효과도 그만큼 뒤로 밀릴 수 있다”며 “진행 중인 사업 병목을 줄여 실제 공사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