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등 온라인을 발판으로 미국 시장을 키워온 K뷰티의 성장 경로가 오프라인으로 넓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인지도와 판매량을 쌓은 브랜드들이 월마트·타깃·세포라 등 주요 유통망에 잇달아 진입하면서다. 현지 유통사까지 K뷰티 전용 매대를 확대하면서 온라인 흥행이 오프라인 입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30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홈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는 올해 타깃과 월마트 입점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미국 대형 유통매장 4500여곳에 진입했다. 두 유통사 모두 메디큐브 전용 매대도 따로 뒀다. 지난해 얼타뷰티를 통해 미국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한 지 1년 만이다.
구다이글로벌의 조선미녀는 지난해 미국 세포라 약 400곳에서 판매를 시작한 뒤 최근 640곳 이상으로 접점을 넓혔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던 케이시크릿의 서울 1988은 지난 5월 미국 코스트코 270여개 매장에 입점했고, 미샤와 코스알엑스 등도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미국 대형 유통사들도 K뷰티를 별도 상품군으로 묶어 매장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타깃은 이달 미국 600여곳에 문을 연 뷰티 전문 공간 '타깃 뷰티 스튜디오'에서 K뷰티를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세포라는 아예 여러 한국 브랜드를 한데 모은 전용 매대를 열었다. CJ올리브영이 지난 8월 세포라 매장에 선보인 '올리브영 K뷰티에딧'은 미국 세포라 670곳 가운데 580여곳에 설치됐다. 마녀공장·바닐라코·성분에디터 등 19개 브랜드, 약 150개 제품이 해당 매대를 통해 미국 소비자를 만난다. K뷰티 자체가 하나의 상품군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진출을 통해 기존 K뷰티 팬층을 넘어 새로운 소비자까지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다"며 "색상과 제형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려는 화장품 특성상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경험하는 접점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이 여전히 화장품 소비의 주요 접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플랫폼 크리테오 조사에 따르면 미국 화장품 구매자의 약 30%는 온·오프라인을 함께 이용했다. 얼타뷰티의 지난해 연차보고서에서도 충성 고객의 73%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과 개인 위생 용품 모두 온라인 구매 비중이 절반을 넘는 한국과는 다른 소비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K뷰티의 오프라인 진출이 늘면서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써보고 이해할 수 있는 매장 경험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시에 연 매장에 피부 상태를 진단하는 '스킨스캔 존'과 기초 스킨케어 레슨을 제공하는 '더 뷰티 랩'을 마련한 것도 이런 판단에서다. 월마트는 뷰티 코너에 전문 교육을 받은 인력을 배치해 피부 톤에 맞는 화장품과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한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 뷰티산업학과 석좌교수는 "미국은 국내보다 오프라인 화장품 시장의 영향력이 큰 데다 한국에서 접한 제품을 현지 매장에서 다시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며 "K뷰티라는 이유만으로 제품이 팔리는 것은 아닌 만큼 오프라인 시장에 안착하려면 제품력과 마케팅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