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추천위 미구성·김지용 청문요청안 제출 지연
직제·후속 인사·사건 이첩 기준 미완…초기 혼선 우려
검찰의 기소와 수사 기능을 각각 맡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약 열흘 뒤 출범하지만, 두 기관의 초대 수장은 제때 자리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법무부 장관 인선까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형사사법 지휘부가 갖춰지지 않은 채 새 체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직은 정성호 전 장관이 지난달 26일 퇴임한 이후 한 달 가까이 비어 있다. 김승원 후보자가 전날 지명 20일 만에 사퇴하면서 후임 지명과 검증,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현재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장관 직무를 대행하고 있지만, 공소청 직제 확정과 후속 인사, 기존 검찰 사건의 이관 등 주요 현안을 대행 체제에서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지난 4일 입법예고한 공소청 직제안도 확정되지 않았다. 직제안에는 지방검찰청의 인지·합동수사 부서 43개를 29개 중대범죄전담부로 재편하고,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검토할 '사법통제부'를 신설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나 사법통제부 명칭과 검사 정원을 놓고 재검토 요구가 나오면서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공소청 수장인 검찰총장 인선은 시작 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 법무부 후보추천위원회가 3명 이상을 추천하면 장관이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해야 하는데, 아직 추천위조차 구성되지 않았다.
검찰총장 자리는 심우정 전 총장이 지난해 7월 퇴임한 뒤 1년 2개월 넘게 비어 있다. 총장 직무를 대행해온 구자현 대검찰청 차장도 사직서를 내고 업무에서 물러나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사실상 '대행의 대행' 역할을 맡고 있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 지휘부의 대행 체제를 이어받아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중수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추가 검증이 이어지면서 인사청문요청안은 전날까지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청문회와 경과보고서 채택 등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출범 전 임명을 장담하기 어렵다.
조직의 실무 기반 역시 완성되지 않았다. 중수청 특례임용 최종 신청자는 정원 2874명의 61.3%인 1761명에 그쳐 정부가 추가 모집을 실시했다.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구축에는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경찰청 시스템을 빌려 써야 한다.
기관 간 사건 관할과 이첩 기준도 풀어야 할 과제다. 중수청과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이 겹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조정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도 내년 2월 5일에야 시행된다.
중수청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성과계획서에서 관할 경합과 절차 이원화에 따른 수사 지연을 주요 위협으로 꼽았다. 법조계에서는 지휘부와 협업 기준을 제때 갖추지 못하면 중요 사건을 둘러싼 관할 충돌과 민생 사건의 처리 지연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