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상·유가 급등에 원/달러 1380원대 돌파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8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원 오른 1383.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9일 1336.1원을 기록한 이후 7거래일 만에 47원 이상 상승한 수치다. 장중에는 1387.1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높였다.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꼽힌다. 앞서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지연에 대한 우려로 통화 긴축을 재개한 연준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시장의 고금리 장기화 경계감을 키웠다. 한·미 간 금리 격차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가 가시화하며 원화 매도세를 자극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상회하는 등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심화됐다.
일본의 통화정책 여파도 연동됐다. 일본은행(BOJ)은 단기정책금리를 1.25% 수준으로 0.25%포인트 인상했으나 완화적 금융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평가 속에 달러·엔 환율이 상승했다. 엔화 약세는 동아시아 통화에 대한 연동성을 바탕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수입 물가 상승 등 국내 경제 부담이 커지자 외환 당국의 대응도 구체화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외환 수급 불균형이 환율 변동성을 확대한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수급 안정화 조치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
당국은 외환시장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 및 공공기관과의 외환스와프(Currency Swap) 한도와 만기를 재점검하고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외환시장에 집중되는 달러 수요를 분산시키고 시장 유동성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조선사 등 주요 수출기업의 달러화 매도(네고) 물량이 시장에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금융 및 세제 인센티브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들이 보유한 달러 매도를 유도해 시장 내 공급을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외환 당국은 시장 쏠림 현상이나 투기적 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구두개입과 함께 필요 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한 실개입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역외 시장에서의 원화 거래 동향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가동해 이상 징후 발생 시 즉각 대응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연말 환율 상단을 1400원대 초반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와 추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 유지와 고유가가 달러 강세를 지속시켜 상방 압력을 높일 것으로 분석한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 수요가 지속되는 점도 원화 가치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반면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수출기업의 달러화 공급과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환율의 상단을 제약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