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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총선 끝나자 유럽 긴장 고조…'은밀한 동원령' 우려

  • 푸틴, 전쟁 장기화 속 추가 병력 확보 움직임

  • 폴란드, 우크라 등 '탄도미사일 방어 연합' 합류

푸틴 대통령은 원격 투표 사진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원격 투표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총선을 치르는 가운데 선거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규모 병력 동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유럽의 긴장감이 높아짐에 따라 러시아의 추가 병력 확보에 맞서 유럽 국가들도 방공망 강화 등 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20일까지 사흘간 국가두마(하원) 의원 450명을 뽑는 총선을 진행한다. 18일 시작된 첫날 투표율은 29.75%로 집계됐으며, 모스크바는 24.37%를 기록했다.

연합뉴스가 모스크바 현장을 취재한 결과 선거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일부 젊은 유권자는 "변화를 원하지만 선택의 폭이 좁다고 느낀다"며 투표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고, 투표하지 않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반면 고령층을 중심으로는 자녀와 손주들의 미래,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원격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집권 통합러시아당은 2003년 이후 유지해온 국가두마 과반 의석을 이번에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총선 이후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8일(현지시간) 서방 정보당국을 인용해 러시아가 공개적인 대규모 동원령 대신 '은밀한 동원'을 위한 행정적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정보 소식통은 결정만 내려지면 실행할 수 있도록 행정적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계약병 모집을 가속하는 움직임과 함께 재판 대기자나 채무 연체자, 대학 부적응자 등을 강제로 입대시키는 계획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관련 문건을 인용해 러시아 크렘린궁과 병무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서 동원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2년 9월 부분 동원령 당시 대규모 반발과 해외 도피가 발생했던 만큼, 이번에는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해 조용히 병력을 확보하고 탈출 경로를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병력 증강 움직임은 유럽의 안보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국방·안보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토를 겨냥한 행동의 전조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방어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폴란드는 18일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이 지난 7월 결성한 '탄도미사일 방어 연합'에 합류했다.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9개국과 우크라이나가 참여했던 이 연합에는 폴란드 합류로 총 11개국이 참여하게 됐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원 국가들에 미사일 공격을 가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러시아발 드론·사이버공격 등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기반시설 보호 계획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총선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물려 전쟁의 장기화와 병력 확보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 전체의 안보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