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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쇼크] 車 수요위축 우려, 항공·해운 금융비용 '헉'...반도체도 투자비 증가

  • 고금리 장기화 조짐…자금 조달 및 경영 환경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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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와 환율의 변동성 확대가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국내 산업계에 또 다른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는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달러 강세, 소비 위축, 투자비용 증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산업 전반에 충격을 주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미국 금리의 변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과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리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압박은 기업들의 금융비용 증가다. 변동금리 차입금이 많은 기업일수록 이자 부담이 커지고, 회사채나 신규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지게 된다. 특히 항공·해운·조선처럼 항공기나 선박 등 대규모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업종은 금리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의 경우 변동금리 차입금은 7조1000억원, 고정금리 차입금은 6조8000억원이다.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당장 연간 이자비용만 180억원 가까이 증가하는 것이다. 금리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리 위험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만,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신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강세 후폭풍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지게 된다. 항공유를 비롯해 항공기 리스료와 해외 정비·부품비 등 주요 비용 가운데 달러로 결제하는 항목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의 원화 강세가 약세로 돌아서면 외화부채 평가손실과 달러 결제 비용 증가가 겹칠 수 있다.

조선·해운업계 역시 금리 상승에 따른 선박금융 비용 증가를 부담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선박 건조와 선대 확충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금리가 높아지면 신규 선박 발주와 자산 확보에 필요한 금융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HMM은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세전이익이 약 242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단순 계산하면 1년에 6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소비자들의 금융 부담 증가가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할부와 리스 등 금융을 활용한 차량 구매가 일반적이어서 금리가 상승하면 소비자의 월 납입금 부담이 커진다. 전기차는 특히 금리에 민감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차량 가격이 높은 데다 초기 구매비용을 금융상품으로 분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신차 구매를 미루거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차종을 선택하는 요인이 돼 판매량을 위축시킬 수 있다. 

반도체 업계도 금리 상승이 대규모 설비투자 비용을 끌어올릴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팹 건설과 생산장비 투자 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투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상승은 단순히 차입금 이자 증가에 그치지 않고 업종별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가와 환율이라는 기존 변수에 금리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이 마주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도 한층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