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두 달째 감소했지만 현금서비스·리볼빙은 증가세
대출 문턱 높아지자 P2P까지 몰려…중·저신용자 '급전 이동'
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 7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7957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42조9093억원)보다 1136억원 감소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 5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지만 6월과 7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카드사들이 카드론 마케팅을 축소하고 한도를 조정한 데다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매각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현금서비스 잔액은 큰 폭으로 늘었다. 9개 카드사의 7월 말 현금서비스 잔액은 7조251억원으로 한달 전(6조7842억원)보다 2409억원 증가했다. 카드 결제대금 일부를 다음 달로 넘기는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도 6조8759억원으로 전월보다 439억원 늘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의 개인신용대출 잔액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은행 대출 창구에서 밀려난 중·저신용자들이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 P2P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약 6100억원으로 지난 1월(1740억원)의 3.5배 수준으로 늘었다. 국내 46개 P2P 업체의 전체 대출잔액도 지난해 말 1조6072억원에서 지난 8월 말 2조2671억원으로 41.1%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가 있다. 지난해보다 대출 증가 목표가 크게 낮아지면서 카드사들도 카드론 공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 이어 카드론 문턱까지 높아지자 일부 단기자금 수요가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자금 수요가 비용 부담이 더 큰 단기 카드금융으로 옮겨가면 부채의 질이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상환 여력이 부족한 중·저신용자가 고금리 단기상품을 반복해서 이용하면 이자 부담이 쌓여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7월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4.15%로 집계됐다. 결제성 리볼빙은 연 17.38%, 현금서비스는 연 18.16%로 카드론보다 높았다.
한국은행이 긴축 기조로 돌아선 가운데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취약차주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한은이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자인 '취약차주'는 올해 1분기 말 전체 가계 차주의 6.7%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6.4%)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취약차주가 보유한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9%에서 5.2%로 상승했다. 취약차주에 가까운 '잠재 취약차주' 비중도 올해 1분기 말 18.0%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카드론을 가계대출 관리 대상에 포함하면서 중·저신용 차주 일부가 카드론보다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대출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고위험 차주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