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자료 유출 점검 지시 놓고도 '수사지휘' 공방
한성숙 국무총리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총리실 직원의 기자회견 개입 논란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한 의원은 총리실 직원이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자신의 기자회견에서 질문했다며 ‘야당 의원 사찰’ 의혹을 제기했고, 한 총리는 부적절한 부분이 확인되면 조치하겠다면서도 사찰 주장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총리실 직원이 일반 시민인 것처럼 자신의 기자회견 질의응답에 참여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 화면에 ‘총리님 + 주요간부방’이라는 제목의 텔레그램 대화방이 떠 있었다며 총리실 차원의 지시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한 총리는 직접 지시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해당 직원의 행동이 사실로 확인되고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해당 행위를 ‘사찰’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도 맞붙었다. 한 의원이 총리실의 야당 의원 사찰 가능성을 거론하자 한 총리는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진 질문을 사찰로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본회의장 분위기도 거칠어졌다. 한 의원은 질의 도중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야구장에 왔느냐”, “조용히 하라”고 맞받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한 총리는 이후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과의 문답에서 당시 상황을 재차 설명했다. 한 의원이 공개된 장소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던 중 지나가던 총리실 직원이 전날 총리 지시와 관련해 질문했고, 신분을 묻자 일반 시민이라고 답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취지다.
한 총리는 이를 두고 “지나가면서 공개된 장소에서 질문한 것이 사찰이라면 모든 순간 사찰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반박하며 사찰 의혹에 선을 그었다.
한 의원은 본회의가 끝난 뒤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행동이 직원 개인의 판단만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총리실 차원의 경위 파악과 책임자 징계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친한계 의원들도 ‘권력형 사찰’이라고 주장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두 사람은 전날 한 총리의 수사자료 유출 경위 점검 지시를 놓고도 충돌했다. 한 총리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 수사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경위를 확인하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한 바 있다. 한 의원은 이를 두고 국무총리가 개별 사건 수사에 개입한 것 아니냐며 수사지휘 논란을 제기했다.
반면 한 총리는 수사를 지휘한 것이 아니라 공직기강 차원에서 수사자료 유출 경위를 확인하도록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