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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정부 "호르무즈, 여러 시나리오 검토"

  • 한 총리 "항행 자유·에너지 공급망 고려해 검토 중"

  • 조현 "이달 한미 외교장관회담…한미동맹 굳건"

  • 평화체제 구상도 재차 강조…정동영 "4자 대화 적기"

한성숙 국무총리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차 정기회 6차 본회의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차 정기회 6차 본회의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기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미동맹을 둘러싼 우려에는 이달 외교장관회담 개최 계획을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고, 남북관계에서는 경제협력보다 평화체제 구축을 우선하는 구상을 다시 한 번 제시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과 관련해 “현재까지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다만 “항행의 자유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확보하는 원유,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의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며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병 여부나 임무 범위 등을 특정하지 않은 채 에너지 안보와 우리 선박의 안전, 국제사회와의 공조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대체 수급선 확보와 국가 간 에너지 비축분 교환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일본과도 에너지 비축·교환 및 공급망 확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기여 방안은 국내법상 절차와 사회적 동의를 바탕으로 마련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의 우크라이나 수출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폈다. 한 총리는 “아직 공식적인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무기 수출은 국제정세와 관련 법률, 국회 의견과 국민적 공감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을 둘러싼 일각의 우려에는 외교장관회담 개최 계획을 공개하며 적극 대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미동맹은 기본적으로 굳건하다”며 이달 중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굳건한 동맹관계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문제가 되는 사안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해소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에 이상이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시각차가 있더라도 양국 간 협의를 통해 충분히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에서는 경제협력보다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평화체제 구축에 무게를 두는 구상이 제시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하는 것만으로는 과거 민주정부 시절의 남북관계 황금시대를 다시 맞이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경제적 접근이 아니라 근본적 문제 해결이 우선 과제로 대두됐다”고 진단했다.
 
정 장관은 북·중, 북·러 관계가 사실상 복원된 만큼 경제적 유인만으로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평화체제 구축을 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과거에는 선(先) 평화경제, 후(後) 안보 문제였다면 이제는 그 순서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 4자회담의 장애물이었던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 간 양자협정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4자 대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의 적기가 도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에 시동을 거는 국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남북 간 공식 대화창구는 전혀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일체의 접촉과 대화, 통신이 끊어진 지 7년”이라며 단절된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