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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트럼프 '종전' 장담에도 이란은 확전 태세…2029년까지 전쟁 지속 우려도

  • 트럼프 "중간선거 직후 전쟁 끝날 것"…네타냐후 "이란 패배 임박"

  • 이란 고위당국자 "美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장기전 대비 미사일 확보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반미 광고판 앞 도로를 지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반미 광고판 앞 도로를 지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기보다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란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내 지속되면서 차기 대통령 취임이 예정된 2029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끝나자마자 전쟁이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이란)이 더는 버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같은 날 시리아 내 이스라엘군 점령지인 헤르몬산을 방문해 "주요 과제는 이란의 테러 정권을 패배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에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저항의 축'도 결국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 지도부는 미국의 해상 봉쇄와 유조선 공격에도 물러설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이란 고위 당국자는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이란 지도부가 미국과의 전쟁을 국가 존립이 걸린 문제로 보고 있어 싸움을 계속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란이 지난 4월 가장 격렬한 전투 국면이 끝난 뒤 군사 역량을 재건해왔으며 장기간 충돌을 이어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미사일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조기 종전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주요 관리들은 최근 백악관 집무실과 상황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와 군사적 압박에도 계속 저항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따라서 이들은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직후 종전을 장담한 것과는 상반되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전쟁을 조속히 끝내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동시에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를 압박하기 위해 해상 봉쇄와 제재 등을 계속 사용하는 방안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부통령도 최근 현재의 무력 충돌이 언제 끝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일부 방공 병력의 중동 파병 기간을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은 채 연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美 중간선거 앞두고 트럼프 약점 공략  

이처럼 미국 내부에서도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가운데 이란은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약점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쟁이 격화 혹은 확산하면 유가가 오르면서 미국 내 물가 부담이 커지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디나 에스판디아리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이란 지도부의 상당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위협과 확전에만 반응한다고 믿고 있다”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이 확대되는 데 트럼프 행정부가 더욱 민감하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최근 잇달아 대미 군사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번 주 미군 함정과 기지에 대한 군사 태세가 "근본적으로 재조정됐다"고 밝혔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비례적 대응의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이 와중에 미국과 이란 간 무력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 에너지 수송선 5척을 파괴했고, 이란도 요르단 내 미군이 사용하는 공군기지를 향해 약 20발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미 해군 함정 등을 공격하며 맞섰다.

양측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경유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미국은 유가의 추가 상승을 우려하는 데다 요격 미사일도 상당량 소진해 지난 3∼4월과 같은 전면전 재개를 피하려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이란 역시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과 주요 물품 수입에 차질을 빚으면서 물가상승률이 90%에 육박하는 등 경제적 타격이 커지고 있다. 이란 고위 당국자도 경제적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이란 지도부는 미국이 향후 이란을 다시 공격하는 것을 주저할 정도로 충분한 억지력을 확보할 때까지 전투를 이어가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에스판디아리는 "이란 정치 엘리트들은 확전에 나설지, 현 상태에서 버틸지를 놓고 논쟁하고 있다"면서도 "이란은 미국의 조치에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보복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미국에 더 큰 비용을 부과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