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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만에 지방정부도 노동감독…경기·제주 12월부터 착수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73년간 중앙정부가 전담해온 노동감독 업무에 지방정부가 참여한다. 오는 12월 관련 법 시행에 맞춰 경기·제주 등 선도 지방정부가 사업장 감독에 착수하고 정부는 지방노동감독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감독관 파견과 교육·전산 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제1회 '전국노동감독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방정부 노동감독체계 구축 및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12월 8일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 시행을 앞두고 지방정부가 실제 노동감독에 나서기 위한 준비 사항과 중앙·지방 간 역할 분담 등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날 협의회에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16개 시·도 부단체장과 법무부·행정안전부 관계자 등이 참석해 지방정부별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전국노동감독협의회는 노동감독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논의하는 첫 법정 협의체다. 감독 권한 위임 대상을 선정하고 근로기준과 안전보건 기준의 통일적 적용, 지방노동감독관의 역량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중앙정부가 맡아온 노동감독 체계가 73년 만에 중앙·지방 공동 체계로 바뀌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4월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을 제정해 지방정부의 노동감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제주·경기와는 각각 지난 1월과 7월 감독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전국 9개 권역별 지방노동청과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지역노동감독협의회' 구성을 마치고 합동 점검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실행방안은 지방 노동감독 시행에 필요한 과제를 '준비·협력·실행'의 세 축으로 나눴다.

우선 지방노동감독관의 자격과 임면 절차, 권한 위임 범위 등을 하위 법령에 구체화한다. 세부 감독 기준을 담은 '지방노동감독관 집무규정'도 다음 달 제정할 예정이다.

인력 확충도 추진한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수시 배정한 지방노동감독 기준인력 120명을 조속히 현장에 배치하도록 지원한다. 신규 감독관을 대상으로 10~11월 8주간 모의실습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고 노동부의 수사 전문교육에도 지방감독관을 참여시킨다.

전산 인프라도 마련한다. 오는 11월까지 노동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연내 지방정부가 감독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에는 지방정부 전용 시스템과 모바일 점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지방정부의 위임사무 수행능력은 내년부터 점검하고 2028년부터 정부 합동평가에 포함한다.

초기 지방감독관의 현장 경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지원책도 가동한다. 노동부의 베테랑 중앙노동감독관을 각 시·도에 파견해 감독과 수사 과정에서 내부 지휘·점검 역할을 맡긴다. 지방감독관이 처음 사업장 감독에 나설 때는 관할 지방노동청 감독관이 동행해 현장 업무를 지원한다.

지방정부가 어떤 사업장을 감독할지는 시·도가 계획안을 마련한 뒤 지역노동감독협의회의 검토를 거쳐 전국노동감독협의회가 최종 결정한다. 사회적 이슈나 산업재해 등으로 특정 업종이나 분야에 긴급 점검이 필요한 경우에는 감독 대상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장 감독에서는 임금체불 등 노동자의 권리구제와 직접 관련된 항목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체크리스트와 판단표를 활용해 지역별 감독 편차를 줄이고 영세 사업장에는 노동관계법 준수와 노무관리 체계를 갖추도록 지원하는 데 무게를 둔다.

지방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수사 지원체계도 마련한다. '파견 중앙감독관-지방노동관서 지원-검사 지도·조언'으로 이어지는 3단계 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지방정부가 처리하기 어려운 고난도 사건은 관할 지방노동관서에 넘길 수 있는 '이첩 신청 제도'를 도입한다.

경기와 제주는 12월 8일 법 시행과 동시에 사업장 감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25일 전국 지방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노동감독 전담 부서인 '노동안전감독관'을 설치했다. 경기도는 지방감독관 170명 충원 계획을 세우고 예비 지방감독관 10명을 지난달 노동부 교육에 조기 참여시켰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방정부의 감독은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 적발·처벌을 위한 단속이 목적이 아니라 법 위반을 예방하고 노무관리 체계를 갖추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지방정부의 사업장 예방감독이 지역의 노동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동부가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