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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확대, 비용의 그늘] [단독] 비용 내는 한전도 ESS 계약단가 몰라…전기요금 압력 우려

  • 3자→2자 계약 전환 뒤 한전 계약정보서 배제

  • 한전, 계약단가 제한적 공유 요청…거래소·사업자는 난색

  • 15년 정산금 부담하는 한전…구입전력비·전기요금 압력 우려

사진한국전력
[사진=한국전력]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비용을 부담하는 한국전력공사가 정작 사업자별 계약단가는 제공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ESS 도입과 관련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전이 계약단가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정산금 검증과 향후 재무영향 추정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한전이 부담하는 ESS 비용은 구입전력비에 반영되는 만큼 비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전기공급 원가 상승을 거쳐 소비자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전과 전력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2025년 1차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부터 계약단가 등 주요 계약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제주 지역에서 진행된 첫 사업은 ESS 사업자와 전력거래소, 한전이 참여하는 3자 계약이었다. 한전도 계약당사자로서 계약단가 등 주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5년 1차 사업부터 사업자와 전력거래소 간 2자 계약으로 전환되면서 한전은 계약당사자에서 빠졌다.

ESS 중앙계약시장은 전력거래소가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자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15년간 계약가격에 따라 계약용량정산금을 받는 방식이다. 이 비용은 한전 등 전력구매자가 구매전력량에 따라 나눠 부담하며 한전 부담분은 구입전력비에 반영된다.

계약가격은 사업자가 입찰 당시 제시한 가격을 각각 적용하는 '입찰가격 지불방식(Pay-as-bid)'으로 결정되며 15년간 유지된다. 사업자별 계약단가가 장기 정산금 규모를 좌우하는 핵심 정보인 셈이다.

한전은 중앙계약시장위원회에서 2025년 1·2차 사업의 우선협상자 선정 안건을 심의할 당시 계약단가 등 관련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개해 달라고 각각 요청했다.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을 납부하는 한전에만 공유해 달라는 취지다.

전력거래소는 계약단가가 계약당사자 간 관리되는 정보이고 공개되면 차기 입찰시장의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SS 사업자들도 입찰단가가 사실상 원가정보여서 공개 시 해외시장 입찰·수주 과정에서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업자들은 계약단가 비공개를 전제로 중앙계약시장에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월별 계약용량정산금 규모도 공개되지 않는다. 정산금 규모가 공개되면 계약용량을 토대로 사업자의 계약단가를 추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한전은 중앙계약대금납부자로서 전체 계약용량정산금 가운데 시간대별·구매자별 구매전력량 비율에 따라 배분된 금액을 전력거래소에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계약단가는 확인하지 못해 정산금 검증과 향후 재무영향 추정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와 ESS 보급물량 확대에 따른 구입전력비 증가와 사업자들의 초기 투자 부담 등을 고려해 정부 지원과 합리적인 비용분담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자근 의원은 "비용을 부담하는 한전조차 계약단가를 알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산 검증과 재무영향 분석에 필요한 정보는 한전에 제한적으로라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구조가 지속되면 한전 경영진의 배임 소지까지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