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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랑스, '뤼미에르 선언' 채택…"영상물은 공공재"

  • '뤼미에르 서밋'서 채택…李대통령·마크롱 공동의장으로 논의

  • 인간 창작·지식재산권 보호…AI·불법복제·창작 자유 과제 제시

  • 극장 관람·콘텐츠 발견·영상 유산·영상교육 등 국제 협력 촉구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생폴드방스 매그 재단에서 열린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에서 기념촬영 후 손을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생폴드방스 매그 재단에서 열린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에서 기념촬영 후 손을 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의장을 맡은 뤼미에르 서밋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영화·영상산업의 미래 원칙을 담은 ‘뤼미에르 선언’을 채택했다.
 
뤼미에르 선언은 작품을 산업의 중심에 두고 인간의 창작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한편, 콘텐츠 다양성·극장 경험·창작의 자유·영상교육을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로 제시했다.
 
각국 대표와 영화·방송·게임 산업 지도자, 창작자·예술인, 영화제 및 문화기관 대표들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뤼미에르 서밋에서 영상 분야의 다자주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선언문은 AI가 창작 환경을 바꾸고 관객이 이야기를 향유하는 방식도 달라지는 상황에서 영상물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 측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국과 산업 관계자들은 작품을 중심에 두는 원칙을 확인했다. 선언문은 “영상물은 공공재”라며 영상물이 감정과 기억, 지식을 전달하고 개인의 자립과 공동체의 변화를 담아내는 공유 문화의 매개체라고 규정했다.
 
콘텐츠 공급이 어느 때보다 풍부해진 상황에서도 높은 포부와 분명한 의도를 담은 작품은 대체될 수 없으며, 상상력과 공동의 이야기를 형성하고 새로운 관점과 미래의 지식재산을 만들어낸다고 평가했다. 산업의 미래는 어떤 작품을 창작하고 지원할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관객의 관심을 단순히 확보해야 할 자원으로만 보는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특히 청년 세대가 화면과 맺는 관계는 산업의 활력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발전과 안녕에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전문 창작자와 제작자, 배급자는 작품의 품질과 책임성, 접근성을 바탕으로 서사를 개발·제작·관리해야 하며, 관객의 관심은 “사로잡아야 할 자원이 아니라 존중해야 할 신뢰”라고 강조했다.
 
서사가 책임 있는 주체에 의해 창작·선별·유통될 때 관객은 매력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창작과 산업의 쇄신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영상산업의 활력은 새로운 목소리와 인재, 서사, 지식재산, 기술,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역량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공공 지원은 창작자의 실험과 초기 단계 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방송사·플랫폼·배급사 등 민간 주체의 역할을 보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작품의 유통과 활용을 통해 이익을 얻는 주체들도 차세대 창작의 발전에 책임을 지는 동시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했다.
 
작품의 예산·언어·장르·형식·지리적 배경의 다양성은 산업 경쟁력의 토대로 규정했다. 문화적 다양성이 다양한 서사와 관점의 발전을 가능하게 하고 창작 생태계의 활력과 회복력, 매력을 강화한다는 이유다.
 
아울러 시청각 산업이 문화·사회적 가치를 넘어 경제성장의 동력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고숙련 인력을 양성하고 혁신을 촉진하는 산업인 만큼,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콘텐츠가 관객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발견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원칙도 담겼다. 콘텐츠가 풍부해질수록 작품이 다양한 상영·유통 공간과 플랫폼을 통해 균형 있게 유통되고 관객에게 발견되는 것이 창작만큼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특히 에이전틱 AI의 확산으로 작품에 대한 접근이 자동화된 에이전트에 의해 매개될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고유한 특성을 지닌 작품이 관객에게 가시적이고 접근 가능한 상태로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극장 관람 경험의 가치도 재확인했다. 영화관은 창작물을 집단적 경험으로 전환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고유한 공간이며 문화적·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고 평가했다.
 
선언문은 극장 상영을 지속하는 것이 영상 분야 전체의 공동 이해관계라며, 다양성이 꽃피기 위해 영화관이 필요하고 영화관이 문화적·경제적·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공동제작과 매체 간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오늘날 서사가 형식과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만큼 국제 공동제작이 위험을 분산하고 작품을 풍부하게 하며 산업 생태계를 연결한다는 것이다. 기존 시장과 신흥 시장 간 협력과 교류를 심화하고, 각 지역의 창작 역량을 지원해 세계의 다양한 서사가 세계의 스크린에 닿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불법복제에 대한 국제적 대응도 약속했다. 불법복제가 창작의 가치와 창작자에 대한 보상, 미래 작품을 위한 재원을 잠식한다며 모든 형태의 불법복제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AI와 지식재산권에 대해서는 기술을 포용하되, 인간의 창작을 산업의 토대로 삼아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영화가 기술과 예술의 만남에서 탄생한 것처럼 AI도 창의성·혁신·작품 유통을 강화할 수 있지만, 인간이 창작한 작품은 여전히 전 세계 관객에게 영감과 지식을 전달하는 서사와 캐릭터, 문화적 경험의 원천이라는 설명이다.
 
선언문은 “인간의 창작은 언제나 작품의 중심이자 토대로 남아야 한다”며 지식재산권에 대한 존중이 영상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근간이라고 밝혔다.
 
창작의 자유와 성별 균형, 안전, 포용을 증진해야 한다는 내용 역시 포함됐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창작자들이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압력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위기에 처한 목소리를 보호하고 예술적 표현의 조건을 지키는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영상산업이 사회의 대표성을 형성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만큼 모두가 안전하고 공정하며 포용적인 환경에서 산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상물 유산의 보존과 지속 가능한 제작도 공동 과제로 제시했다. 영상 유산의 상당 부분이 이미 소실됐거나 시간이 지나며 훼손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각국 정부와 기록보존기관, 재단·자선기관 간 국제적 연대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국은 제작·유통·상영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제작 방안과 실용적인 기준, 도구를 개발하기로 했다.
 
영상교육은 ‘21세기 문해력’으로 규정했다. 문자에 대한 보편적 문해력을 추구했던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미지의 시대에도 영상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선언문은 영상교육이 독립적인 판단력을 기르고 화면과 건강하고 능동적인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며, 높은 포부를 지닌 작품과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밝혔다. 영화관이 개인의 화면이 꺼지고 사람들이 다시 함께 보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유네스코 및 협력국들과 함께 영상교육을 보편적 목표로 인정하고 전 세계적으로 증진하기 위한 국제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은 초기 교육 프로그램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선언에 담긴 원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공동의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그 성과를 함께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