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 의대 7일부터 첫 수시 접수…2027학년도 총 490명 선발
등록금·기숙사비 전액 지원 대신 10년 '조건부 면허'
내·외·산·소 등 9개 필수의료 수련 시 복무기간 100% 인정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내놓은 안내서와 FAQ를 바탕으로 지원 자격부터 수련, 의무복무 규정까지 수험생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쟁점을 짚어봤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을 앞두고 '2027학년도 지역의사선발전형 지원 길잡이(FAQ)'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2027학년도에는 서울 소재 의대를 제외한 전국 32개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총 490명의 지역의사를 처음으로 선발한다. 8월 초 원서접수를 마친 차의과학대 의전원을 제외한 31개 의대가 이번 수시모집을 통해 본격적인 선발에 나선다.
지원 자격의 핵심, 중·고교 소재지와 ‘본인 실거주’…부모 주소는 무관
지역의사선발전형은 기존의 '지역인재전형'과 완전히 다른 별개의 전형이다. 지역인재전형이 단순 입학 혜택만 제공하는 것과 달리, 지역의사전형은 학비 지원과 졸업 후 10년 의무복무가 결합된 제도다.지원 자격은 크게 '학교 소재지'와 '학생 본인의 실거주'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중학교는 해당 의대가 속한 광역권(시·도의 묶음)에서, 고등학교는 진료권(시·군·구의 묶음) 또는 광역권에서 입학부터 졸업까지 전 교육과정을 마쳐야 한다.
또한, 재학 기간 내내 해당 지역에 학생 본인이 실제로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했어야 한다. 단, 부모의 거주지는 지원 자격과 무관하며, 초등학교 소재지도 평가 대상이 아니다. 검정고시 출신자는 지역 연고 실거주 증빙이 어려워 지원이 불가하다.
선발 방식은 '진료권 선발(359명, 약 70%)'과 '광역권 선발(131명, 약 30%)'로 나뉜다. 진료권 선발은 특정 시·군·구 묶음에서 중·고교를 다닌 학생이 합격 후 해당 기초지자체 권역에서 의무복무하는 방식이다.
광역권 선발은 도(道) 단위의 넓은 권역에서 선발하되, 졸업 후 실제 근무지는 해당 도 내의 여러 진료권 중 본인이 원하는 곳을 선택해 복무하게 된다. 광역시(대전, 부산, 광주, 대구 등) 자체는 의무복무지역에서 제외된다.
수도권인 경기·인천의 경우 광역권 모집 없이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동일 진료권(의정부, 남양주, 이천, 포천, 인천 등 도서·의료취약 권역) 내에서 이수하고 거주한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는 특례가 적용된다.
등록금·기숙사비 100% 지원…대신 10년간 ‘조건부 면허’ 부여
합격생에게 주어지는 경제적 지원은 파격적이다. 정규 의대 교육과정 동안 수업료 등 등록금 전액은 물론 교재비, 실습비, 기숙사비(주거비)까지 국가와 지자체가 매 학기 대학을 통해 전액 지원한다.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법적 구속력이 뒤따른다.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10년간 지정된 지역 내 의무복무기관에서 일해야 하는 '조건부 면허'가 발급된다. 근무 기관은 정부가 매년 고시하는 공공보건의료기관, 지방의료원, 책임의료기관, 응급의료기관(응급실 전담의) 등이다.
정부가 특정 병원에 강제로 발령을 내는 것은 아니며, 공표된 의무복무기관 목록 중에서 본인이 원하는 병원에 취업해 복무를 이행하는 구조다. 10년의 의무복무를 무사히 마쳐야만 비로소 조건이 해제되어 전국 어디서나 자유롭게 개원하거나 근무할 수 있는 일반 면허로 전환된다.
인턴·레지던트 수련도 복무 기간에 포함될까?…9개 필수과목만 100% 인정
수험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수련 기간이 10년 복무에 포함되는지' 여부다.원칙적으로 전공의 수련은 의무복무 기간에서 제외되지만, 지역 내 필수의료 수련을 장려하기 위해 파격적인 예외 규정을 뒀다. 본인의 의무복무지역 내 수련병원에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등 9개 핵심 필수전문과목을 수련하는 경우, 레지던트 수련 기간(3~4년) 전체를 100% 의무복무 기간으로 산입해 준다.
만약 의무복무지역 내에서 수련하더라도 이 9개 과목 이외의 다른 전문과목(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을 전공하거나 인턴 과정을 거칠 때는 수련 기간의 2분의 1(50%)만 복무로 인정된다.
반면, 서울이나 수도권 대형병원 등 의무복무지역 밖으로 나가 수련을 받을 경우에는 수련 기간 전체가 복무 기간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즉, 서울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고 오면 그 이후부터 고향 지역에서 온전히 10년을 처음부터 다시 복무해야 한다. 군 복무 기간 역시 의무복무 기간에 산입되지 않으며, 여성 지역의사의 출산에 대해서만 3개월 산입 특례가 인정된다.
“돈 물어내면 일반 면허 되나?”…중도 포기 시 면허 취소·강제징수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단 입학해 장학금을 받고 다니다가, 나중에 지원금을 토해내고 일반 의사로 일하면 그만 아니냐"는 이른바 '먹튀' 발상은 원천 차단된다.지역의사법에 따르면, 학비를 전액 반환한다고 해서 의무복무가 면제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국가시험에 합격하는 순간 자동으로 조건부 면허가 발급되기 때문에, 의무복무를 거부하면 1차 시정명령, 2차 최대 1년 이내 면허정지, 3차 면허 취소 처분이 단계적으로 내려진다. 면허가 취소된 이후에도 오직 '의무복무 이행'을 전제로 할 때만 면허가 재교부된다.
재학 중 자퇴나 제적을 당하거나, 졸업 후 3년 내 의사 국시에 합격하지 못하거나, 의무복무를 불이행한 경우에는 지급받은 학비 전액에 연 5%의 법정이자를 합산해 일시에 토해내야 한다. 기한 내 납부하지 않을 경우 세무 당국의 국세 체납 처분에 따른 강력한 강제징수 절차가 진행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많은 논의와 준비를 거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지역의사를 선발하는 뜻깊은 첫걸음이 시작된다”며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자 하는 학생들의 소신 있는 선택이 지역의료의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의사제와 관련해 입시 전문가들은 "지역의사전형은 학비 지원이라는 큰 혜택이 주어지지만, 청춘의 10년 이상을 특정 지역과 필수의료에 헌신해야 하는 중대한 진로 결정"이라며 "단순 합격 가능성만 따지기보다는 장기적인 복무 의지와 소명의식을 갖고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