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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지도부, 이란 전쟁 장기화 시 다른 전쟁 대응능력 약화"…국방장관에 경고

  • 워싱턴포스트(WP) 보도

  • 중동 파견 미군 병력, 올해 9월까지 유지 명령…일부는 내년까지 주둔

  • 美 유럽·태평양·남부사령부 지도부, 해당 지역 전쟁 능력 약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사진AF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사진=AFP연합뉴스]

 

미군 지도부는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다른 지역의 분쟁에 대응할 미국의 군사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전쟁이 이미 6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군함과 항공기, 병력 및 미사일 등 핵심 전력이 중동에 집중되면서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전구의 작전 수행과 훈련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14일자 국방장관 명령집(SDOB)에 미 육군·해군·공군 수뇌부와 유럽사령부·태평양사령부 및 남부사령부 지도부가 헤그세스 장관에게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위험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DOB에는 중동 지역에 파견된 미군 병력을 올해 9월까지 계속 유지하고, 일부 병력은 내년까지 주둔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 매월 2차례 발간되는 SDOB는 미국의 전 세계 함정과 항공기, 병력, 무기체계 가용성을 점검하고 국방부의 전력 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자료로, 명령에 대한 미군 지도부의 의견도 포함된다.

특히 일부 지역 사령관들은 중동에 전력을 계속 배치하는 데 대해 '비동의(non-concur)'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해당 작전을 지속하면서도 작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유럽·아시아·라틴아메리카 지역 내 미군들이 이란 전쟁에 군함과 항공기 등을 지원하면서 본래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훈련할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우려가 큰 곳은 해군이다. 전쟁의 종료 시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해군이 이란 전쟁 초기 공격과 방어는 물론 이후 이란 항구 봉쇄까지 담당하면서 함정과 승조원의 배치 기간도 수개월씩 연장됐기 때문이다.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은 미 해군 구축함 가운데 즉각 배치가 가능한 전력이 전쟁 전의 약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미군 지도부가 작전 명령의 위험성을 언급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면서도 이란 전쟁에 대한 전망이 "더욱 암울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부 장성들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위험성을 한층 솔직하고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은 미군의 미사일과 방공 전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감소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요격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이 이란 전쟁까지 겹치며 더욱 줄어든 가운데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 및 지원 역량이 크게 약화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다른 지역에 대한 방어 공백도 커지고 있다. 유럽사령부와 남부사령부는 이란 전쟁에 함정과 감시 항공기를 지원하면서 미국 본토 방어 임무 수행 능력까지 저하됐다고 경고했다. 태평양사령부 역시 항공모함 전단과 구축함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 이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태평양에 배치된 핵심 항공모함까지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중국을 견제해야 할 인도·태평양 전력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WP는 이번 평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려는 과정에서 직면한 부담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미군은 남부 호르무즈 해협의 라라크섬에 배치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고, 이란 역시 요르단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하며 1달 만에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재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