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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열린 지갑, 쏠린 매출] 외국인 카드매출 67%, 상위 1%가 차지…관광특수도 '쏠림'

  • 방한 외국인 증가로 매출 3년여 만에 9.6배 성장했지만

  • 미용·의료 주요 관광코스로 소비 몰려…골목상권 1.4%

  • "해외 소비 수요 지역으로 넓혀야…결제 편의 개선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국내 해외카드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소비의 상당 부분은 피부과와 올리브영 등 일부 업종과 가맹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소비 확대의 온기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까지 고르게 퍼지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24일 한국신용데이터(KCD)가 해외카드 결제 이력이 있는 캐시노트 연동 가맹점 약 32만8000곳을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해외카드 매출액은 2023년 1월 대비 9.6배로 증가했다. 전체 카드매출에서 해외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2%에서 1.2%로 6배로 확대됐다.

늘어난 외국인 소비의 수혜는 일부 가맹점에 집중됐다. 해외카드 매출 상위 1% 가맹점이 전체 해외카드 매출액 가운데 66.9%를 차지했다. 상위 10%까지 범위를 넓히면 점유율은 90%에 달했다. 반대로 하위 90% 가맹점에 돌아간 해외카드 매출은 전체 중 10%에 불과했다.

외국인 소비는 특히 미용·의료와 외식, 유통업종을 중심으로 쏠렸다. KCD가 해외카드 매출 상위 1% 가맹점을 추가 분석한 결과 해외카드 매출액 기준으로 서비스업이 5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외식업이 28.3%, 유통업이 14.8%로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 매출 가운데서는 피부과가 46.0%, 성형외과가 15.7%를 차지했다.

객단가가 높은 미용·의료 업종에 소비가 집중된 것도 일부 가맹점의 매출 비중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서비스업의 외국인 객단가는 16만6000원으로 내국인 4만7000원 대비 3.5배 수준이었다. 건강·의료업에서는 외국인 객단가가 내국인 대비 약 8배에 달했다.

유통업에서도 외국인 소비는 명동·홍대 등 주요 관광상권에 자리 잡은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일부 점포에 집중됐다. 서울 주요 상권 가운데 해외카드 매출 규모는 명동·남대문과 신논현역 일대가 가장 컸다. 강남역과 홍대입구·연남동, 이태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지난 19일 기자가 올리브영 명동타운과 다이소 명동본점을 각각 10분간 관찰한 결과 매장에 들어선 고객은 각각 100명과 107명에 달했다. 두 매장 모두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올리브영 명동타운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한번에 최대 200만원가량을 결제하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외국인 소비의 온기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까지 충분히 퍼지지 못했다. 전체 카드매출에서 해외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관광특구에서 13.9%에 달했지만 전통시장은 2.5%, 골목상권은 1.4%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소비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확산하려면 다국어 안내와 해외 간편결제 인프라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학승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주요 동기 중 하나는 K-컬처를 통해 형성된 한국 대중문화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라며 “외국인 관광소비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상권에 대한 인지도와 서비스 신뢰도를 높이고 해외카드와 모바일 결제 등 결제 편의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