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카타르서 간접 협상 진행
이란, 실제 호르무즈 관리 역량 없다는 지적도
미국과 이란이 이번 주 카타르에서 간접 협상을 진행한 가운데 미국은 동결 자금 해제를 대가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했으나, 이란은 해협 통항료를 받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스티브 위트코프와 도널드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로 구성된 협상 대표단은 1일 카타르 정부와 만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및 이스라엘-레바논 충돌 등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 내용을 논의했다.
미국 측은 이란의 동결 자금을 해제하는 대신 이란 측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 및 해협 통항료 부과를 포기할 것을 요구했고, 종전 MOU에 따라 미국이 1000억 달러(약 153조7000억원)의 이란 해외 동결 자금 중 60억 달러(약 9조2200억원)를 우선 해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고수함에 따라 동결 자금 해제 방안이 무산됐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실제로 이란 협상 대표단의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미국 중부사령부가 바레인에서 중동 12개국과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 및 안보 관련 논의를 가진 것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 중부사령부가 아니라 이란의 관할 아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이란은 종전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모든 선박들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이에 미국 측은 호르무즈 해협의 남측 지역을 관리하고 있는 오만과도 대처 방안을 논의하려고 하지만,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공동 관리를 추진하고 있는 이란은 수수료가 포함되지 않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걸프 지역 국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는 "이란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려 하고, 현재 확보한 협상 지렛대를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보다는 교란하는 게 더 쉽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미국과 이란 간 논의가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이를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 운항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란은 지난주 오만이 이란 측의 허가 없이 대체 항로를 마련하자 이를 통과하는 선박들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고, 이에 미국 역시 반격에 나서며 전운이 고조되기도 했다.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1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 수는 43척으로 1주일 전의 75척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