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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안 나게' 시작된 국민연금 리밸런싱…연기금 첫날 순매도 2000억원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민연금의 하반기 국내 주식 리밸런싱이 시작된 첫날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000억원대 순매도에 나섰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대규모 '매도 폭탄' 우려와 달리 실제 매매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분산 집행됐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202억원을 순매도했다. 규모별로는 대형주를 2103억원 순매도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53억원, 13억원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을 1376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큰 비중 축소에 나섰다. 이어 제조업 729억원, 전기·전자 594억원, 보험 294억원, 운송장비·부품 260억원, 유통업 208억원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반면 기계·장비는 135억원, 제약은 84억원, 증권은 69억원, 건설업은 53억원 각각 순매수하며 일부 업종의 비중을 늘렸다.

오후 2시 14분 기준 종목별로는 삼성전자를 329억원어치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다. 이어 SK스퀘어 165억원, 삼성물산 135억원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다만 특정 종목에 매도세가 집중되기보다는 여러 대형주에 물량을 분산하는 모습이었다.

국민연금은 이날부터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을 위한 리밸런싱을 재개했다. 리밸런싱은 자산 가격 변동으로 목표 비중에서 벗어난 포트폴리오를 다시 맞추는 운용 절차다. 주가 상승으로 국내 주식 비중이 높아지면 일부를 줄이고 다른 자산 비중을 늘려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단기적인 시장 전망에 따른 매매가 아니라 장기 운용 원칙에 따른 자산배분 과정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전체 자산 1526조원 가운데 21%인 321조원 수준이다. 이후 코스피 급등으로 지수가 8500에 달했던 5월 말에는 비중이 29% 안팎까지 높아졌고 지난달 19일 코스피가 9000선을 넘으면서 국내 주식 비중이 31.4%까지 높아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최대 74조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는 이른바 '74조 매도폭탄설'이 제기됐다. 그러나 실제 첫 거래일 순매도 규모는 2202억원에 그치며 우려했던 대규모 매도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74조 매도폭탄설'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74조'라는 수치 자체가 틀렸다"며 "리밸런싱은 폭탄이 아니라 자산 재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 대규모 매도가 이뤄질 가능성은 제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