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팔 군비경쟁 온다"…中 로봇 수입 추가 규제 검토
中, 美 제재에 맞불…군 관련 10개사 수출 제한·46개사 구매 금지
2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전날 비공개로 열린 기업 임원 회의에서 미 상무부가 중국 정부의 보조를 받는 로봇 수입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강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산 로봇에는 이미 미국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다만 회의 참석자들은 러트닉 장관의 발언을 볼 때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관세나 수입 제한 등 별도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우리는 국가 보조를 받은 로봇이 미국을 공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앞으로 다가올 군비 경쟁이고, 로봇팔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 미국에서 생산되도록 해야 하며, 그래서 지금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는 스페이스X, 보스턴 다이내믹스,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지멘스, 로크웰 오토메이션 등 10여개 기업 임원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수십 년간 해외로 빠져나간 제조 기반을 되살리고, 반도체부터 로봇까지 미국 안에서 생산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미국 당국은 중국의 국가 지원을 받는 로봇 산업을 국가안보 차원의 위협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로봇이 보조금을 등에 업고 세계 시장을 선점하면 미국 제조업체들이 경쟁력을 키울 기회조차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차세대 로봇 생산에 필요한 제조 기반을 상당 부분 잃었다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공작기계와 핵심 부품 생산 능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중국의 로봇 제조 역량이 더 커질 경우, 미국이 AI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고도 실제 하드웨어 생산은 중국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2024년 기준 산업용 로봇 설치 규모가 약 30만대에 달해 전 세계의 54%를 차지했다. 따라서 중국은 태양광, 전기차와 같이 로봇 분야에서도 세계를 장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만으로는 로봇 산업의 리쇼어링을 이끌기 어렵다고 보고 자금 지원도 병행하려 하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국방부 산하 전략자본실(OSC)은 미국 로봇 기업 파운데이션 로보틱스와 스탠더드 봇츠에 대한 저금리 대출을 심사 중이다. 해당 대출은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추고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에번 비어드 스탠더드 봇츠 최고경영자(CEO)는 "행정부는 이 문제의 시급성을 이해하고 있고,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하고 있다"며 "해외의 시장 왜곡에 맞서고 리쇼어링이 경제적으로 가능하도록 실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미국의 압박에 맞대응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미국이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중국 주요 기술기업을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에 추가한 데 반발해 미국 군 관련 기업 10곳에 대한 이중용도 품목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아울러 알리바바는 해당 조치에 반발하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재정부도 별도 조치로 정부 기관이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제너럴다이내믹스 계열사를 포함한 미국 기업 46곳의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금지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컨설팅업체 더아시아그룹의 조지 첸 중화권 담당 파트너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 제한 조치에 대한 예상 가능한 수준의 맞대응이라며, 실제 영향은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