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진상규명위 "노태악 등 12명 수사 의뢰 권고"
잠실 개표소 봉쇄 17일째…가스총 소지한 남성 등 적발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 기억하자' 문구 새 팻말 등장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 15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해 출범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투표관리원을 잇달아 조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합수본은 참고인 조사와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로 수사망을 넓힐 예정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선관위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 등을 바탕으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선관위의 투표용지 배부와 관리, 사전 준비 실태 등을 확인하고, 선관위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합수본은 출범 후 이틀 만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투표용지 인쇄 계획서와 용역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를 배부했던 투표관리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마무리 단계다. 앞서 16일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근무했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시작으로 18일 잠실·반포·노량진 투표관리원, 19일 청담동 소재 투표관리원, 20일 개포2동 투표관리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선거 당일 상황을 재구성하고, 선관위의 부실 대응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합수본은 참고인 조사와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 나갈 전망이다. 중앙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가 지난 19일 "노 전 위원장 등 12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권고한다"고 밝힌 만큼 '윗선'으로 꼽히는 중앙선관위 노태악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고위급을 불러 진상 규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선거일 이후 발생한 투표용지 보관 상자 분실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선관위는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용지 보관 상자에 대해 "보관 의무가 없어 폐기했다"고 밝혔는데, 합수본은 선관위가 보관 상자를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상자 폐기 과정에서 특정 의도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합수본은 '외유성 출장 의혹'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해당 의혹은 선관위 관계자들이 8680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몰디브 대통령 선거 참관 목적 등으로 방만하게 사용했다는 것이 골자다. 노 전 위원장도 3번의 해외 출장에 배우자가 동반했는데도 선관위가 외부에 공개하는 사후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고, 숙박비 등에 선관위 예산이 사용된 것이 확인되면서 합수본은 이와 관련한 수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 개표소로 활용됐던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는 이날부로 17일째를 맞았다. 주말 새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과 일본 밴드 킹누 공연 등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으면서 많은 인파를 기록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최대 2만2000명을 기록했고, 20대가 29.3%로 가장 많이 찾았다. 관람객은 공연장 입장을 위해 우산을 쓰고 대기했고, 집회에 참가한 일부 시민은 이들을 바라보며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날 새로운 팻말도 등장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선관위 개혁 관련 시민토론회에 참석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들은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기억하자. 폭력과 충돌은 안 된다. 평화롭고 질서 있게'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돌아다니는 장면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날 집회 현장에서 한 80대 남성은 핸드볼경기장 1-3 게이트 인근에서 가스총을 들고 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현장 밖으로 이동시켜 총포소지허가증을 확인한 뒤 귀가 조치했다. 이후 40대 여성이 같은 장소에서 장난감 소총을 소지한 것을 경찰이 발견해 차량에 보관 조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