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스위스행 연기…60일 협상 시작부터 불안
사우디 유조선 3척 통과, 에너지 운송 일부 정상화
핵·제재·통항 비용은 후속 논의로 넘어가
호르무즈 운항 재개…협상 일정은 불투명
밴스 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종전 MOU에 따른 60일 협상 기간이 공식적으로 오늘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 MOU의 골자는 전쟁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다. 미국의 이란 항만·해상 통제 해제도 포함됐다. 양측은 60일 동안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제재 완화, 동결자금 해제, 해협 관리 방안 등을 놓고 최종 합의를 시도한다.
초기 효과는 해상 긴장 완화에서 나타났다. 미국은 이란 항만·해상 통제를 풀었다. 이란도 상선 통항을 재개했다. 다만 미 군함은 합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분간 해당 해역에 남는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 선적 초대형 유조선 3척이 원유 600만 배럴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LNG 운반선과 아부다비발 유조선도 움직였다. 걸프 지역 에너지 수송은 일부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다만 선박·보험 업계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쟁 전처럼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행 신호가 나타났지만, 후속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밴스 부통령은 19일 스위스에서 이란 측과 핵·제재 관련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일정·물류 문제를 이유로 밴스 부통령이 당장 출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란 측도 미국이 먼저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지 확인해야 대화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협상 시한은 이미 시작됐지만, 실제 협상 테이블은 아직 열리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전쟁 확산과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합의가 없었다면 해협 폐쇄에 따른 석유 공급 차질이 길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우 세계적 경기침체로 번질 수 있었다”고도 했다. 군사적 압박보다 에너지 시장 안정을 우선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핵·제재·통항 비용은 후속 쟁점으로
협상의 최대 쟁점은 이란 핵프로그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대해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도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보유분을 폐기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BC뉴스는 “합의문에 핵물질 즉각 폐기 확약이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MOU에는 향후 60일 동안 처리 방안을 협의한다는 내용만 담겼다. 폐기 시점과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밴스 부통령은 공식 문안 외에 별도 비공식 합의가 있다는 취지로도 언급했다. 하지만 핵심 내용이 문서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으로 남아 있다.
제재를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핵과 중동 내 군사활동 등에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BC뉴스는 “MOU에 따라 서명 즉시 미 재무부가 이란산 원유 수출을 허용하는 제재 예외를 둘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란이 원유 판매 재개만으로 연간 600억 달러(약 94조원)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60일 이후가 문제로 남았다. MOU는 이란이 60일 동안 상선의 안전한 무료 통항을 보장하도록 했다. 이후 통행료나 수수료 부과 가능성을 남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란도 60일 이후 해협 관리 비용 명목의 해상 수수료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레바논 전선과 양국 내 여론 역시 변수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행동을 문제 삼고 있다. 미국도 이스라엘을 향해 MOU를 존중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과도하게 양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이번 합의를 외교적 성과로 부각하고 있다.
결국 이번 MOU는 전쟁과 해상 긴장을 낮췄다는 점에서는 단기 성과가 있다. 선박 운항도 일부 재개됐다. 그러나 고농축 우라늄 처리, 제재 완화, 통항 비용, 레바논 전선은 모두 후속 논의로 넘어갔다. 협상 시한은 이미 시작됐지만, 스위스 회담이 연기되면서 최종 합의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